10일 북한 국방성에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 전략정찰기가 영공을 침해했고 주장하며 정찰기 격추 위협을 가했다. 6·25전쟁 정전협정일(7월 27일)을 앞두고 무력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오늘 새벽 5시경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울진 동쪽 270여㎞~통천 동쪽 430㎞ 해상 상공에서 우리측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공군의 대응 출격에 의해 퇴각했던 미 정찰기는 오전 8시 50분경 강원도 고성 동쪽 400㎞ 해상 상공에서 우리측 해상 군사분계선 상공을 또다시 침범하면서 공중정찰을 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걸어왔다”며 “우리 군대는 이미 미군 측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미군이 우리측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않고 그 바깥에서 정탐 행위를 하는 데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또다시 우리 측 경제수역을 침범할 시에는 분명하고도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반복하여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발표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미군 정찰기 RC-135, U-2S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B)가 동·서해상을 비행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영공을 수십 ㎞나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 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위협했다.
군 전문가들은 이번 경고 메시지가 무력 운용을 총괄하는 국방성 명의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에도 한미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해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경고 입장’을 발표한 뒤 곧바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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