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릴레이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나섰다.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가 수용되지 않으면 “당이 망한다”고 경고했음에도 13일 의원총회에서 당론 추인에 실패하자 비명계를 비롯한 개별 의원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 31명은 14일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는 비명계 의원들이 주도했으며 친명 의원들도 일부 동참했다.
이들은 “불체포특권 포기는 김은경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이지만 이에 대한 당 차원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쳐지고 있다”며 “향후 당 차원에서 의총 개최 등을 통해 방탄 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의원들의 총의가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계파를 불문하고 불체포특권 포기에 뜻이 맞는 의원들을 모은 뒤 성명서를 준비해왔다. 성명에 동참한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이재명 대표까지 본인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음에도 당론화에 실패하면서 민주당이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 하고 국민의 눈높이를 못 맞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포동의안 통과가 곧 구속을 뜻하는 것도 아닌 만큼 민주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동참했다. 더미래는 이날 회원 공동성명서에서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혁신위의 첫 제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마저 않는다면 정부 여당을 향해 날리는 날 선 비판도,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대안 제시도 진정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 정권의 야당 탄압 우려는 분명하지만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의총 결의를 촉구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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