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캐나다·호주 등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이 영국의 신규 가입을 공식 승인했다고 로이터·교도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대만 등 가입신청서를 낸 다른 국가에는 그 절차와 관련된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CPTPP 회원국들은 이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2021년 가입 의사를 밝힌 후 2년만에 CPTPP에 합류하게 됐으며, 각 회원국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협정 혜택을 받게 된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영국이 합류하며 CPTPP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서 15%로 높아지게 됐다. 케미 베이드녹 영국 기업통상부 장관은 CPTPP 가입으로 인구 5억명 규모의 시장이 열렸다며 "영국 기업에 커다란 활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파생물 성격이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이를 파기하자 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멕시코 등 11개국이 이듬해 CPTPP를 출범했다. 우리나라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CPTPP 회원국 간 가장 큰 쟁점은 중국의 가입 여부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CPTPP를 주도한 일본을 비롯해 호주, 내년 의장국인 캐나다 등 기존 회원국과의 긴장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가입을 놓고 의견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베트남은 중국의 가입을 지지하는 입장이나 일본, 호주는 중국이 무역 상대국에 강압적 태도를 보여왔다며 신중한 의견이라고 전했다.
회원국들이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가입과 관련된 ‘높은 기준’을 언급한 게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입 신청국의) 무역 참여 경험 등을 고려해 해당국 경제가 CPTPP의 높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정보 수집 과정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가입 신청을 낸 순서대로 처리된다면 중국이 다음 순서이지만 '기준 충족'을 포함해 여러 장애물이 있다고 전했다. CPTPP는 상품 무역에서 관세 철폐 수준이 높은 편이다. 또 기술 장벽, 투자, 서비스,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등과 관련된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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