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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피자가 줄지 않았다"…현대판 '오병이어' 주장한 伊여성

“피자 하나로 수십명 먹여…피자 크기 줄지 않아”

피눈물을 흘리는 기적을 보였다는 이탈리아 트레비냐노의 성모상. AFP 연합뉴스




한 이탈리아 여성이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길에 가져온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고, 그 뒤 피자 등 음식으로 현대판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가톨릭계가 경계를 하고 있다. 가톨릭 당국은 이러한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거리를 두라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아 주세페 스카르풀라(53)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 인근 트레비냐노 로마노 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자기가 예수와 같은 기적을 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종자들 사이에서 ‘지셀라 카르디아’로 불리는 스카르풀라는 2016년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메주고레로 성지순례를 갔다가 성모상 하나를 집에 갖고 왔는데 이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기적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스카르풀라는 기적이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에 그치지 않고 자신도 기적을 행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을 보려고 찾아온 신자들에게 양이 줄어들지 않는 피자와 뇨키(파스타의 일종)로 대접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4인용 피자로 25명을 먹였는데 피자는 절대 작아지지 않았다”면서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예수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수천 명을 먹였다는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과 유사한 이야기다.



스카르풀라의 추종자들은 그가 병자까지 치료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것을 예언하고, 몸에는 성흔까지 나타났다고 믿고 있다.

수년째 매월 3일이면 신자 수백명이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려 트레비냐노 로마노를 찾아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병을 치료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을 찾는다.

스카르풀라는 추종자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인근 공원 부지를 사들여 유리 장식장 안에 성모상을 전시하고 제단까지 차려놓았다.

지역 주민들은 스카르풀라의 이런 행보를 ‘거대한 사기’ 행위라고 보고 있으며 가톨릭계 역시 회의적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카르풀라는 지난 2013년 파산에 따른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 있는 인물이다. 또 올해 3월에는 한 사립 탐정이 해당 성모상이 흘렸다는 피눈물이 돼지 피로 확인됐다며 스카르풀라를 수사당국에 고소하기도 했다.

오병이어 등과 같은 기적 행사 논란이 커지자 가톨릭 당국은 직접 경고에 나섰다. 해당 교구의 주교인 마르코 살비 몬시뇰은 신자들에게 “성모 발현 월례 모임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사제들도 이곳과 엮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모를 연구해온 로마의 한 신학단체 지도자 살바토레 페렐라 신부도 “우리는 이 자칭 선지자(스카르풀라)를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트레비냐노가 성모 발현지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달 트레비냐노의 성모상을 언급하며 성모가 발현했다는 주장이 항상 사실은 아니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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