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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전히 수출 적신호…‘상저하고’ 낙관론 접고 ‘비상경제’ 가동하라


수출 적신호가 하반기 들어서도 꺼지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은 312억 3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35.4% 급감하고 대(對)중국 수출도 21.2% 줄어드는 등 반도체 불황과 중국 경기 부진이라는 악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 탓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수출은 이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으나 이달 1~20일 13억 6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통상 무역수지가 월말에 개선되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 연속 무역 흑자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서 비롯된 ‘불황형 흑자’를 마냥 반길 수는 없다. 무역수지가 6월 ‘반짝 흑자’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길어지는 수출 부진을 외부 경기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 외에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 요인이 대중 수출 감소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공급망 재편으로 각국의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어 글로벌 경기가 호전돼도 수출이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인데도 기획재정부는 최근 그린북에서 ‘수출 부진 일부 완화’를 이유로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경상수지가 올해 5월까지 34억 4000만 달러 적자인데도 정부와 한은은 연간 200억 달러대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데도 정부가 아직도 하반기에는 경제가 회복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 기대에 매달리는 것은 안이한 태도이다. 현실과 괴리된 막연한 낙관론은 정확한 위기 진단과 치밀한 대책 수립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정부는 말로만 ‘비상 경제’를 외치지 말고 수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비상 체제를 실제로 가동해 전방위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고 새로운 시장과 수출 품목을 발굴해 무역구조를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수출 동력을 재점화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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