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취업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삶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가정생활이나 양육 부담을 갖는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월간 전문지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일-생활 균형과 삶의 만족'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워라밸 만족도가 20대 때에는 미혼자가 높았지만 30대 이후에는 오히려 기혼자가 높았다.
만 19~59세 취업자 1만7510명 분석 결과 일-생활 균형에 대한 만족도(1점·매우 불만족~7점·매우 만족)는 평균 4.47점으로 보통(4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9~29세가 4.56점으로 가장 높은 가운데 30대 4.39점, 40대 4.02점으로 낮아지다가 50대에서 다시 4.52점으로 높아졌다.
혼인 여부에 따라서는 기혼(4.48점)이 미혼(4.44점)보다 미세하게 높았다. 연령대별로 들여다보면 만 19~29세의 경우 미혼이 4.57점으로 4.45점인 기혼보다 높았으나 30대 이후는 기혼자가 높았다.
30대에는 미혼과 기혼이 각각 4.34점과 4.46점으로 격차가 벌어졌고 40대에는 4.34점과 4.43점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50대에서는 4.29점과 4.55점으로 기혼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높았다.
삶 자체에 대한 만족도(1~7점·평균 4.47점)에서도 기혼자(4.53점)가 미혼자(4.38점)보다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자녀가 많을 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자녀가 없는 경우 4.46점, 자녀가 1명인 경우 4.48점, 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4.56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일-생활 균형과 삶의 만족도는 남성(4.51점)이 여성(4.42점)보다 높았으며 남성 기혼자는 자녀 유무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여성은 자녀가 있는 경우 만족도가 떨어졌다.
자녀 여부에 따라 남성의 워라밸 만족도는 각각 4.50점과 4.53점으로 비슷한 양상이었지만, 여성의 경우 자녀가 없는 경우가 4.50점으로 자녀가 있는 경우 4.37점보다 높았다. 가사와 돌봄 부담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집중된 사회적인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워라밸 만족도는 자녀 중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4.38점으로 없는 경우인 4.49점보다 낮았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중에서도 여성(4.28점), 40대(4.35점), 월평균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3.84점)·300만~500만원(4.18점)인 집단에서 특히 낮았다.
보고서는 "30대 이상에서 워라밸 만족 수준은 기혼이 미혼보다 높았고 삶의 만족도도 기혼 집단에서 컸다"며 "한국에서 일-생활 균형에 대한 관심은 일·가정 양립으로 출발했고 기혼, 자녀 양육 가족이 실질적인 정책 대상이었지만 가족 단위가 아니라 일과 개인 생활로 확장된 차원에서 균형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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