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학대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육 교사 A씨의 발언이 교재에 있는 예문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교사가 아이에게 "고약하다", "싫다" 등의 말을 한 내용이 담긴 검찰 공소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반전’이 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특수교육 전문가는 “학대라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EBS 뉴스에서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는 사건의 핵심 증거인 녹취록 전문을 검토·분석한 결과 해당 특수교사 A씨의 발언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류 교수는 주호민의 아들 B군이 수업에서 공격 행동을 했다든지 물건을 부수고 욕설을 하거나 달아나려 했다거나 하는 등의 회피 행동을 한 적이 한순간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B군에게 썼던 ‘고약하다’는 표현에 대해서 류 교수는 “이 표현 자체가 굉장히 이슈가 되는 것 같은데 ‘고약하다’가 방송에서 사용할 수 없는 비속어는 아닌 것 같다”며 학대 정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관련 자료가 없었다면 선생님이 아이를 마치 취조실에다 놓고 고약하다고 윽박지른 형태를 우리가 통상적으로 떠올리기가 쉽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미리 준비된 교재를 반복해서 읽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시 수업 시간에 사용된 학습지에는 앞 글자의 받침이 뒷글자의 첫소리로 넘어가서 발음되는 현상을 학습하기 위한 예시로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종이를 찢어 버려요’ 등의 문장이 적혀있다.
류 교수는 “교재의 내용에 ‘고약하다’는 표현이 그대로 있고 이때의 목적은 단어를 유창하게 빨리 발음하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단어를 그 상황에 발음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지 학생의 행위에 대해 교사가 윽박지르려고 의도적으로 꺼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A씨가 수업 시간에 학생과 사적인 대화를 할 때 지속적으로 존대어를 사용했다는 점, B군이 수업에 대해 “싫었다”, “나빴다”가 아닌 “아쉬웠다”고 표현한 점, A씨가 3시간 이어진 긴 수업에서 “싫다”는 단어를 연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점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때 학대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A씨의 경위서에서 A씨는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B군에게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고, 이 행동 때문에 친구들을 못 만나고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해명했다.
2022년 9월 B군은 통합학급에서 수업을 듣다 여학생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벗는 행동을 했다. 이후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고 등교를 거부했으며 이 사건은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
앞서 주씨는 A씨를 고소한 이유에 대해 “(수업 시간)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며 A씨가 B군에게 적절하지 않은 언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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