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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머니카페] 주식투자, '중국' 지고 '일본' 뜬다

중국 경제위기에 펀드에서도 4000억 증발

일본 증시는 30년래 최고점 찍어 '노잼' 탈피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의 위상이 하염없이 추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재미없기로 유명했던 일본 증시는 최근 30년래 고점을 찍으면서 ‘일학개미’ 열풍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이번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두 국가의 희비가 어떻게 엇갈리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中펀드 한달새 4000억 증발…치솟는 실업률에 부동산 위기까지 ‘캄캄’


최근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중국 상하이 헝다그룹. 한 때 중국의 2위 부동산 개발업체였다. AFP연합뉴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중국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9조 5702억 원입니다. 최근 한 달(7월 18일~8월 18일) 동안 무려 4000억 원이나 증발한 수치인데요. 올 초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펀드 설정액이 지난달 중순까지 성장했지만, 최근 자금 유출에 속도가 붙으며 지난 3월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수익률 역시 지난 한 달 동안 -2.54%로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연초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손실폭은 -8.92%까지 커집니다. ‘넥스트 차이나’로 평가받으며 연초 이후 각각 14.80%, 22.80%나 뛴 인도, 베트남 펀드와는 크게 대비되는 초라한 성적입니다.

특히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본토 우량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는 홍콩 증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에서 자금 유출이 도드라졌습니다. 운용규모가 가장 큰 ‘TIGER 차이나항셍테크’의 순자산은 지난 한 달간 937억 원이나 증발했는데요. 이어 ‘KODEX 차이나항셍테크’(-181억 원),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48억 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41억 원) 등에서도 자금 이탈이 이어졌습니다.

중국·홍콩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모두 빠르게 이탈하는 것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증시도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본토 기업 50개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18일 전장 종가 대비 2.31% 하락한 6146.99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24일 공산당회의 이후 상승분을 죄다 반납한 데 이어 기존 연저점(6149.64)마저 갈아치운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의 실업률은 3월부터 7월까지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20%를 훌쩍 넘을 정도로 심각한데요. 원성이 쇄도하자 중국은 최근 진행한 7월 경제지표 발표에서는 청년 실업률을 아예 비공개 전환해버리는 무리수까지 뒀습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이 정도로 나쁘진 않았습니다. 지난달 24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시사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기대감이 커지면서 홍콩H지수는 당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일주일 새 10% 넘게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1위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데 이어 헝다그룹도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파산 우려가 불거지면서 이마저도 꺾인 상황입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7월 들어 더 악화됐고 단기간 내 반등할 가능성도 낮다”며 “특히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부진은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 관련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30년래 최고점 찍은 日증시…역대급 엔저에 ‘엔테크’ 수요도 급증




중국에서 발을 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에는 뭉칫돈을 쏘고 있는데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학개미’들은 18일까지 일본 주식(ETF 포함)을 4739억 원어치 순매수(매도-매수)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0억 원)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단순 매수 총액도 1조 6009억 원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총 매수 규모(1조 2224억 원)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올 들어 일본 주식에 국내 자금이 몰리는 것은 현지 증시가 이례적으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는 오랜 기간의 부진을 뒤로 하고 지난 5월 3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강한 엔저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출 상장사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발 공급망 재편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일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에 대한 투자 열풍이 거셉니다.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과 관련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글로벌X 일본 반도체 ETF’였을 정도입니다. 총 4760만 달러어치를 사들여 전체 해외 주식 순매수 순위에서도 상위권인 22위에 올랐습니다. 투자 열기를 잡기 위해 한화자산운용은 올 하반기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는 니케이225, 토픽스10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6종과 엔선물·리츠 ETF 2종 등 총 8종이 전부인 만큼 상장 시 국내 첫 일본 주식 테마형 ETF가 될 전망입니다.

‘수퍼 엔저’에 힘입어 환차익을 노리는 엔 투자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를 올 들어 2억 832만 달러(한화 약 2797억 원)어치 순매수해 전체 외화증권 중 일곱번째로 많이 사들였습니다.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순자산도 최근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는데요.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만 774억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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