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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하림·LX·獨 하팍로이드 등 참전…"인수가 5조 안팎" 관측[시그널]

[HMM 인수전]예비입찰 마감

매각 대상 HMM 지분 38.9%

입찰 검토한 글로벌세아 등 불참

산업銀, 추가 참여 기회 열어놔

적격 후보 선별작업 늦어질수도

외국선사에 실사 기회줄지 촉각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011200)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동원과 LX·하림(136480), 글로벌 5위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 등 4~5곳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005380)와 포스코 등 10대 그룹은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측인 산업은행은 중견 그룹만 HMM 인수에 참여하면 5조 원 안팎에 달하는 인수 자금 조달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향후 대기업 등의 인수전 추가 참여를 열어놓을 방침이어서 향후 본입찰을 거치며 인수 적격 후보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이 이날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동원·LX·하림 등 중견 그룹과 외국계를 포함해 4곳 이상이 HMM 인수 의향을 밝혔다. 하림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동원은 한국금융지주(071050) 등을 등에 업고 HMM 인수 의지를 높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LX는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가장 먼저 HMM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SM은 산하 해운사들과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예비입찰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와 컨소시엄을 이뤄 HMM 인수 참여를 검토했던 글로벌세아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은(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보유한 HMM 주식과 영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총 2조 7000억 원 중 1조 원어치다. 전체 주식 수는 3억 9800만여 주로 지분 환산 시 약 38.9%다. IB 업계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인수가로 5조 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매각 주체인 산은·해진공 등과 협의해 원매자 측이 써낸 인수 가격은 물론 기업별 현금 동원력 등을 살핀 후 실사 후보 기업들을 선정할 방침이다. 기업별 실사와 본입찰까지 거쳐 연내 최종 인수 후보를 확정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본입찰까지 가면서 다른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남아 있어 인수 적격 후보자를 선정하는 것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업계의 시선은 산은이 예비입찰에 응한 후보 기업들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협상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그룹 내 자금을 총동원해도 5조 원가량의 인수 대금을 한꺼번에 납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모펀드나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향후 HMM이 보유한 현금이 대출금 상환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산은과 해진공 측은 이런 측면을 걱정하며 대기업 등 추가 인수 후보의 본입찰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은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해운업 경기까지 잘 버텨낼 수 있는 기업이 인수 후보로 적격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특히 HMM이 보유한 현금을 사모펀드나 대출 상환에 쓰지 않도록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은 최근 매각 관련 보고서에서 HMM이 14조 68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중 이익잉여금만 10조 5000억 원이다.

이번 입찰에 하팍로이드가 전격 뛰어들면서 매각 측이 해외 기업에 실사 기회를 부여하게 될지도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국내 산업계와 국가 보안 등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HMM을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산은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때 외국계를 배제한 채 국내 증권사를 선임한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MM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유일의 원양 국적 컨테이너선사로 남아 있다. 다만 관련법상 외국인투자가의 국내 기업 인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고 최대한 매각가를 높여 받아야 하는 산은 입장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인수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HMM 주가는 전일 대비 2.45% 오른 1만 79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예비입찰 마감을 앞두고 중견 그룹사들의 인수전 참여가 기정사실화되는 등 경쟁이 뜨거워지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HMM 주가는 매각 공고가 나온 지난달 20일 6.73% 급등한 후부터 대체로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증권가에서는 인수 후보로 대기업이 나서지 않았고 해운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주가 하락 배경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HMM은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58% 감소한 4조 2115억 원, 영업이익은 92% 감소한 466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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