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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제한에 판매 중단까지…설자리 잃어가는 '50년 주담대'

당국, DSR 규제 우회로 지적에

수협 '34세 이하' 조건 내걸어

대구은행도 조만간 도입하기로

부산銀은 출시 계획 잠정 보류

7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붙어 있는 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Sh수협은행과 DGB대구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나이 제한’을 두기로 했다. 금융 당국에서 만기 50년짜리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지적하자 선제적으로 대출 장벽을 높이는 모습이다. 다른 은행들도 나이 제한을 두거나 상품 판매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이달 말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가입 조건에 ‘34세 이하’를 추가할 예정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정책 모기지 대출 상품에서 적용하는 34세를 기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며 “저번 주에 이야기가 나와 최근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수협은행뿐 아니라 대구은행도 나이 제한을 조만간 도입하기로 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가입이 가능한 나이와 시기는 미정이지만 제한은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BNK부산은행의 경우 이달 11일부터 39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잠정 보류한 상태다.

이로써 기존에 만기 50년짜리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10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수협·IBK·대구·경남·카카오) 중 수협·대구·NH농협·신한 등 4개 은행에서 상품 이용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상품 출시 때부터 34세 이하만 신청이 가능하도록 나이 제한을 걸었다. NH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채움고정모기지론’이 조만간 판매 한도 2조 원을 소진할 것으로 보고 이달 말까지만 취급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가입 조건을 강화하거나 중단·보류하고 나선 건 금융 당국이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한 배경으로 해당 상품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6일 “4월부터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며 “만기가 50년으로 설정돼 나가는 대출을 어떤 연령대가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본 뒤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당국의 부정적 스탠스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속에서 월 상환 부담을 줄이고자 출시한 것인데 나이 제한을 두면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당국과 시각 차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만기가 50년이긴 하지만 7~15년 안에 보통 전액 상환되는 만큼 실수요자 고객들의 목소리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우리·하나·카카오 등 다른 은행들은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온다면 그 이후에 나이 등 취급 요건 변경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품 판매에 문제가 없는 만큼 금융 당국의 움직임이 있기 전에 먼저 취급을 중단하거나 요건을 강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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