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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율' OECD 1위지만…노인에 돈 안 쓰는 한국정부

연금 투입하는 정부지출 '꼴찌'…GDP 대비 연금지출도 하위권

"보험료로만 재정 충당 어려워…독일 연금지출 약 25% 조세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노인빈곤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수단인 공적연금에 투입되는 정부 재정은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1 OECD(Pensions at a Glance 2021)’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정부가 공적연금에 투입한 재정은 전체 정부 지출의 9.4%다. 전체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6.2%)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공적연금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회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단일 항목이다. OECD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정부 지출의 18.4%를 이에 투입했다. 한국의 약 2배에 달한다.

프랑스(24.2%), 일본(24.2%), 독일(23.0%), 핀란드(22.0%)는 전체 정부 지출의 20% 이상을 공적연금에 투입했다. 미국은 18.6%를, 스웨덴은 14.6%, 영국은 13.7%를 투입하고 있다.

한편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에서도 한국은 비교적 적은 돈을 노인 부양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은 2.8%다. 이는 OECD 평균(7.7%)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며, 프랑스(13.6%), 독일(10.2%), 일본(9.4%)보다도 훨씬 적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칠레(2.8%), 아이슬란드(2.6%), 멕시코(2.7%)는 GDP의 3% 미만을 공적연금에 쓰고 있다"며 "칠레와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인구 평균 연령대가 낮고 멕시코의 경우 연금 가입률이 피고용인의 35% 수준으로 낮다. 아이슬란드는 연금의 상당 부분이 강제적 기업퇴직연금으로 제공돼 노후소득에 대한 공적 부문의 역할이 작고, 은퇴연령도 67세로 늦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의 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이 적은 이유에 대한 부연 설명은 없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노인 부양에 비교적 적은 돈을 쓰고 있지만,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OECD는 국가 간 비교에서 빈곤율을 상대적 개념으로 다룬다. 평균소득이 빈곤 기준선인 중위 균등화가구 가처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의 비율로 소득 빈곤율을 나타낸다.

이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인구 소득빈곤율은 43.4%로 OECD 국가 평균인 13.1%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프랑스(4.4%), 독일(9.1%), 스웨덴(11.4%), 영국(15.5%), 일본(20.0%), 미국(23.1%) 등의 노인 소득빈곤율은 한국보다 현저히 낮다.

OECD는 "한국은 2018년에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개혁을 했지만 노인 안전망 수준은 콜롬비아, 헝가리, 라트비아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노인 빈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높은 노인 빈곤율과 다른 국가에 비해 공적연금에 투입되는 정부지출이 적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재정 부담을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짊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공적연금강화국민운동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낸 만큼 돌려받는 제도가 아니라 재분배적 요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재정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국가에 있다"며 "공적연금 지출이 일정 정도 이상을 넘어가면 제한된 노동소득에 부과되는 보험료만 가지고 충당하기 어렵다. 독일의 경우엔 전체 연금 지출의 25%가량을 조세로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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