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효자인 당뇨 신약 ‘제미글로’가 올해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파마슈티컬스(아베오)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1조 2000억 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90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595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섰다. 아베오가 상반기 83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준의 매출만 유지해도 올해 1조 클럽 가입은 현실화된다.
간판 제품인 제미글로패밀리가 실적을 꾸준하게 견인한 덕분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제미글로패밀리 4종은 상반기 처방액 706억 원으로 5년 연속 1000억 원 돌파를 예고했다. 여기에 제미글로 기반 당뇨병 복합제 제미다파가 합세했다. 지난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삼성서울병원에 입성해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오고 있다.
아베오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다. 아베오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를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매출 13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1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매출 5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아베오는 두경부암 치료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중장기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개발하는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미국에서 항암신약 상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기존 제품의 견조한 실적과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매출 상승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제미글로는 제품군을 늘려가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창출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혁신 신약은 LG화학의 3대 신성장동력이다. 올해는 R&D에 3000억 원 이상을 쏟는다. 자체 개발한 통풍치료제 신약 ‘티굴릭소스타트’는 미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받고 2028년부터 글로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연구개발(R&D)을 집중하고 혁신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목표”라면서 “후보물질은 도입해 사업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사업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주력 사업부는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이 될 만한 곳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 6월 생명과학사업본부 산하 진단사업부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향후 글로벌 신약 개발과 상관없는 부분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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