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입자치료를 받은 60대 전립선암 환자가 한달만에 암조직이 사라지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연세암병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최모(64) 씨가 한 주에 3~4회씩 총 12번의 치료를 받은 후 5월 중순께 모든 치료를 마치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암 조직이 발견되지 않았다. 전립선암 치료 지표인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는 기존 7.9ng/mL에서 치료 후 0.01ng/mL 미만으로 떨어졌고 중입자치료로 인한 주변 장기의 피해도 없었다. 병원 관계자는 “PSA 수치 5.5ng/mL로 최씨와 같은 날 중입자치료를 받았던 또 다른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도 검사 결과 남은 암 조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두 환자 모두 현재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입자치료는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하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달리 무거운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 70% 수준으로 가속해 암세포에 에너지 빔을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암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에너지 전달이 절정에 이르는 ‘브래그 피그(Bragg Peak)’ 원리를 이용하는데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스페이스 OAR’이라는 특수 물질을 주입한다. 전립선과 가까이 위치한 정상 조직인 직장을 입자선으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장기 손상과 출혈, 혈변 등 관련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고 치료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연세의료원은 작년 말 약 3000억 원을 들여 지하 5층, 지상 7층에 외래 진료·검사·중입자치료 시설을 갖춘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했다.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들여온 중입자가속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한달 여 준비기간을 거쳐 본격 가동에 나섰다. 중입자치료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암, 간암, 육종 등 난치암 적용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치료기 1대 가격이 3000억 원에 달하고 유지비용도 상당해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중입자가속기를 보유한 나라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독일·이탈리아·대만·한국 등 7곳 정도다. 중입자치료는 현재 비급여로 전립선암 기준 5000만원 가량 든다.
이익재 중입자치료센터장은 “국내에서 처음 중입자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들의 치료 경과가 현재로서는 매우 좋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경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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