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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野, 이제는 정치 복원하고 혁신·경제살리기 경쟁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21일 헌정 사상 초유의 기록들이 쏟아졌다.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은 물론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검사 탄핵안의 통과가 모두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 벌어진 일들이다. 25일쯤 예정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거대 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의회 권력을 마구 휘둘러 헌정 질서를 흔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 입법 폭주, 국정 발목 잡기 등에 주력해왔다. 대선에서 패배한 인사가 연쇄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서둘러 야당 대표가 됐고 당은 대표의 개인 비리에 따른 사법 처리를 막기 위해 ‘방탄’에 앞장섰다. 간호사·농민의 표심을 사려고 간호법·양곡관리법 등 포퓰리즘 입법을 강행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실패했다. 민주당은 또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및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에도 민주당은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 대표는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며 대표직 고수 입장을 밝혔다. 친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권 및 공천권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 사퇴해 당 쇄신과 정치 복원의 물꼬를 터야 한다. 또 ‘개딸’에 의존한 팬덤 정치를 종식하고 제2 창당 수준의 혁신을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 ‘건전한 견제와 대안 제시’라는 야당 본연의 길로 돌아와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경제 살리기와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등 안일한 자세를 보여왔다. 경제와 민생의 최종 책임은 여권에 있는데 ‘여소야대 구조’와 ‘과거 정권’ 탓만 하는 것은 잘못이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 등 헌법 정신을 지키는 국정 운영의 ‘방향’은 잘 잡았지만 민주적 절차에 따른 소통, 국정 운영 능력 제고 등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긴축 장기화를 예고하고 국제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우리의 금융 부실은 커지고 가계 부채는 증가하는 등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인구 절벽, 저성장의 블랙홀 초입에 놓여 있다. 여야 정치권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여야는 리더십을 교체하거나 정비해 정치를 복원하는 한편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의 혁신과 경제 살리기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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