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지하철 좌석에 렌즈 세척액을 뿌리고 큰 소리로 욕을 하는 등 문제의 행동을 벌인 여중생과 그 어머니가 사과한 사실이 알려졌다.
5일 국민일보는 학생 A양이 자신의 행동을 지적한 B씨에게 지난달 26일 메일을 보내 "공공장소에 피해를 준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노래를 틀고 욕설을 한 것도 언급했다. 그는 "그날 욕을 한 것은 제 생일이었는데 엄마에게 계속 전화가 와서 화가 났다"며 "노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다가 켜진 것 같다. 앞으로 공공장소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에 B씨는 답장을 보내 "공공장소에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고 있음에도 잘못된 행동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친구와 약속한 후, 공개 사과문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부모님께서 이 일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부모님이라면 이 일에 맞는 훈계를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의 답장 이후 A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5호선 지하철에 렌즈 세척액 뿌린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공개 사과문을 게재했다. A양은 사과문에서 "저희가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여러 사람이 앉는 의자에 렌즈 세척액을 뿌린 것에 대해 매우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썼다.
B씨는 A양의 어머니로부터도 사과를 받았다. A양 어머니는 "잘못된 부분은 벌을 받아야 생각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교육에 신경 못 쓴 제 탓"이라며 총 13차례에 걸쳐 A양이 반성하는 모습 등을 상세히 적어 B씨에게 알렸다. A양과 어머니는 함께 강동역을 방문해 역사 관계자들을 만나 지하철 좌석 손상에 대해 변상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가 ‘앞으로 아이가 올바르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바란다’는 마지막 메일을 보내자 A양 어머니는 “아이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있게 기회를 주셨다. 잘 훈육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B씨는 "한 아이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기까지 왔다. 또 우리 사회에 아직은 훌륭한 부모님이 한 분 정도 더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며 "이 사건을 접한 다른 분들도 아이에 대한 책망보다는 아이의 미래를 응원해 주시고 이 사회의 다음 세대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앞서 지난달 5일 오후 3시40분께 5호선 열차에서 A양은 친구들과 지하철 의자에 렌즈 세척액을 뿌리는가 하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욕설을 했다. B씨가 이를 지적하자 A양과 친구들은 오히려 B씨의 사진을 찍고 지하철 의자에 본인들의 화장품을 올려두기도 했다. B씨가 해당 사연을 온라인에 공개하고 공분이 커지자 A양은 B씨에게 사과의 메일을 보내고 싶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B씨는 A양에게 본인의 메일 주소를 알려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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