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제품을 공개하고 스마트폰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이번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2에서 발생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 이후 갤럭시 S23에서는 엑시노스 탑재를 포기하고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장착해왔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을 열고 AP 신제품인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핵심 반도체로 미국의 퀄컴·애플과 대만의 미디어텍, 중국 UNISOC 등이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야다. 삼성이 AP 신제품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1월 전작인 엑시노스 2200을 선보인 후 1년 9개월 만이다.
통상 매년 1월 엑시노스 신제품을 공개해왔던 삼성전자가 올해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은 어려운 경영 여건과 더불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자사의 엑시노스를 병행 탑재해 AP 매입 비용을 조절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GOS 논란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 제품을 전량 탑재하면서 가격 협상력을 상실했고 이것이 경영을 짓누르는 요인이 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삼성이 지출한 AP 매입 비용은 9조 3138억 원으로 전년(6조 2116억 원) 대비 3조 원 넘게 증가했다. 다만 삼성은 관행대로 판매 지역에 따라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하는 방안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의 성능과 수율이 크게 개선됐다. 제품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신작 엑시노스는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개선됐고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며 “고성능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의 4나노 공정 수율도 개선돼 전반적인 칩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소셀 비전’ 등 다양한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시연하며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위한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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