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그룹 계열인 전북·광주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에 대한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부동산 여신 비중이 40% 안팎으로 치솟으면서 부동산 경기 둔화 장기화에 따른 잠재 부실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은행 부문이 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리스크가 그룹에 전이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에서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4%, 43.8%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 활황기에 두 은행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업에 대한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광주은행의 부동산업 비중은 2018년 25%대에서 2021년 35%로 치솟은 뒤 2022년 이후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남권의 부산은행(35%), 대구은행(26%), 경남은행(22%)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에서 부동산PF 비중이 2%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전북·광주은행은 이의 20배를 웃돈다.
부동산대출은 부동산 호황기에 고수익원으로 자리하며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문제는 경기가 꺼지고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리스크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 미분양률이 수도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와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부동산업의 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나 전북 지역은 저렴한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공실률이 전국 평균 대비 높아 저조한 투자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 관련 대출 채권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높아 당분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북은행의 경우 부동산업 관련 대출 및 중저신용자 가계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증가하며 연체율이 2021년 말 0.50%에서 올 상반기 1.07%까지 상승했다. 전북은행은 금리 10% 이상의 중신용 차주 취급 비중이 높고 연 소득 3000만 원 이하 차주에 대한 대출 잔액 비중(가계신용대출 내 비중)도 32%로 시중은행 평균(8%) 대비 높아 잠재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전문가들은 건전성 저하 추세에 따라 앞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에 따른 잠재 부실 위험을 고려할 때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 비율 관리 등을 통한 손실 흡수 여력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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