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이임식을 가졌다고 문체부가 밝혔다. 언론에 공개된 이임사에서 그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인 ‘자유와 연대’ 정신을 문화·체육·관광 정책으로 표출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재직한 1년5개월의 성과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피날레인 ‘K팝 슈퍼 라이브’ 행사, ‘청와대’의 문화예술역사 복합공간으로 조성,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 수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자학적인 전시물 교체, ‘K씨름’의 부활 추진 등을 회고했다.
다만 “저만의 업무 접근방식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힘들게 했던 사안들은 송구스럽고, 양해 부탁드린다”는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이다.
<이임사 전문>
문화체육관광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만두는 장관 박보균입니다.
1년 5개월입니다. 장관 재직 동안 저의 일관된 목표는 문체부를 정부 부처 내에서 가장 앞서고 인정받는 부처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저의 언어와 상상력, 비전과 열망에 문체부 식구 여러분들은 힘껏 동참해주셨습니다. 많은 성과와 추억을 안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먼저 올여름 상암동 K팝 슈퍼 라이브 행사를 기억하고자 합니다. 초기에 미흡했던 새만금 잼버리는 문체부 특유의 역량과 열정으로 거대한 반전의 감동 드라마로 장식됐습니다. 사고 없고, 탈 없는 행사로 마무리됐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헌신과 투혼을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작년 5월, 취임사에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유는 예술적 진취와 도전 정신을 주입한다.” “온 국민이 공정하고 차별 없이 문화를 나누고 누려야 한다.” 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인 ‘자유와 연대’ 정신을 문화·체육·관광 정책으로 표출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으로 국민에게 돌아간 청와대에 ‘문화예술역사 복합공간’이라는 독보적인 정체성을 부여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청와대를 대통령 역사, 문화예술, 수목원, 전통문화재라는 네 가지 콘텐츠로 재구성, 국민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저는 ‘언어의 힘’이라는 깃발을 들었습니다. 제가 외친 ‘문화매력국가’는 K컬처의 매력과 진수를 뿜어나게 하려는 의지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단어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치밀한 정책 뒷받침으로 이니셜 K는 요술지팡이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는 수출 전선의 게임 체인저로 위상을 굳혔습니다. 이제 K팝, K드라마, K무비의 대중예술뿐 아니라 K클래식, K문학, K미술을 비롯한 순수예술까지 K컬처의 글로벌 지평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윤석열 정부의 ‘약자 프렌들리’ 국정 기조를 실천했습니다. 개방된 청와대의 전시는 장애예술인 특별전이었습니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은 뜻깊은 성취였습니다. 청년 세대의 독창성, 파격, 감수성을 문화·체육·관광 정책에 담아내는 데도 여러분들은 힘썼습니다. 문체부 ‘드리머스’는 전 부처 2030 자문단 중에서 가장 빛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학적인 전시물이 난무했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공간을 바로잡았습니다. 지난 8월 ‘진실과 상식으로의 복귀’ 선포식은 긍정의 역사관이 귀환하는 강렬한 장면이었습니다.
스포츠 부분에서 학생선수 출석인정일수 확대 등 체육 현장을 기량과 상식이 스며들게 구축했습니다. ‘K씨름의 부활’ 선포 현장에서 황경수 대한씨름협회 회장님이 흘린 눈물은 제 가슴속에 깊은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내년 1월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를 성공시키려는 여러분들의 분투와 노력을 잊지 않겠습니다.
문체부가 다듬은 ‘K컬처 융합 관광’이라는 콘셉트는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었습니다. K컬처를 정교하게 탑재한 K관광은 생동감과 활기가 넘쳐납니다.
가족 여러분, 이제 떠납니다. 1년 5개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고 영광이었습니다. 저만의 업무 접근방식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힘들게 했던 사안들은 송구스럽고, 양해 부탁드립니다.
행운과 정진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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