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이어진 음악 나눔이 올해도 이어진다.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메세나 음악회인 이건음악회가 올해는 독일의 450년 전통 명문 악단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현악 4중주단과 함께 한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제34회 이건음악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단원들은 “30여년 간 나눔을 실천해 온 음악회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건음악회는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고 박영주 회장의 신념이 담긴 음악회다. 이건음악회 관계자는 “음악의 힘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뜻을 함께 해 준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이라며 “전사 직원들이 직점 기획하고 운영하는 진심, 상업성을 걸러낸 순수함, 쉼 없이 이어지는 지속성이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 향후 5년간의 음악회 계획도 이미 마련해 놓았다.
올해 공연의 프로그램은 드뷔시의 현악 4중주 G단조와 하이든의 현악 4중주 F단조 Op. 20 No. 5,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C장조 D596이다. 단원들은 “특히 하이든의 4중주는 진중하고 색채가 어두운데, 회장님께서 작고하셔서 이를 기리는 뜻으로 곡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 음악회를 마무리짓는 곡은 다름 아닌 민족의 선율 아리랑이다. 이날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은 프리뷰 공연을 통해 드보르작의 곡과 함께 윤정옥 아리랑을 연주했다. 2012년부터 진행해 온 ‘아리랑 편곡 공모전’을 통해 뽑힌 곡이다. 볼프람 브람들은 “한국에서 의미가 있는 곡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곡을 해석하고 공연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우스 포프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리랑의 문화적 전통과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곡을 훌륭하게 연주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긴다”고 전했다.
공연은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15일 예술의전당을 거쳐 17일 광주, 19일 대구, 21일 부산, 22일 인천에서 열린다. 전 좌석 무료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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