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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대비해야

이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가자지구 둘러싼 국지전 길어질듯

에너지 수입가 상승 등 예의주시

현지 진출 반도체기업 대책 지원

한·이스라엘 경협 선제 관리해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과의 경계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습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8일 전쟁을 선포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9일째인 15일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상자는 총 1만 5000명을 넘어섰다.

국제 유가는 일시적으로 흔들렸다. 주말이 끝난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전일보다 4% 이상 상승해 배럴당 88.15달러와 86.38달러를 기록했다. 10일에는 가격이 소폭 떨어지면서 약보합세를 보였다.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급락하는 등 위험 회피를 위한 안전 자산 선호 경향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쟁 지역인 이스라엘과 가자지구가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생산지가 아니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과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단기간에 마무리된 것과 달리 가자지구를 둘러싼 국지전의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정부가 분쟁의 역내 확산 및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 급증을 경계하는 국제사회와 하마스에 대한 강력한 보복이 필요하다는 자국 내 주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에 더해 하마스의 지하 터널 및 급조폭발물(IED) 활용, 납치한 150여 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는 전술 구사는 이스라엘군의 신속한 작전 수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시리아가 감행한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두고 일각에서는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과 역내 친이란 시아파 무장 단체들이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쟁에 가세할 요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와 같은 역내 주요국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폭력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어 분쟁이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쟁 발발 직후 코스피는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는 등 한국 경제에 충격은 없었다. 다만 확전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초래할 잠재적 영향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전례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 이번 전쟁으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심화됐음을 감안해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심화, 수출 감소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또 이스라엘에 진출한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첨단 기술 스타트업의 사업 위축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인지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대책 마련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한국과 이스라엘 양자 간 이슈도 놓쳐서는 안 된다. 2021년 개정된 한·이스라엘 산업 기술 협력 협정과 2022년 12월 발효된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탄력을 받았던 양국 협력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가 안정되더라도 중동 지역 내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쟁이 한·이스라엘 경제 협력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양국이 선제적으로 의사소통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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