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신스팝 멜로디로 인상적인 음악 스타일, 일명 '선미팝'을 구축한 솔로 가수 선미가 또 한번 가요계를 선미만의 색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2년 만에 자작곡은 팬들이 그리워 했던 차가운 선미, '냉선미'의 매력을 가득 담았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가수 선미의 디지털 싱글 '스트레인저(STRANGER)'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선미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이고 공동 인터뷰에 임했다.
선미의 컴백은 지난해 6월 발매한 '열이올라요 (Heart Burn)'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그간 선미는 두 번째 월드 투어인 '2022 선미 투어 '굿 걸 곤 매드(GOOD GIRL GONE MAD)'를 열고 미국·캐나다·영국 등 북미·유럽과 서울까지 10개국·16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선미는 "두 번째 월드 투어를 하느라 그간 정신이 없었다. '열이올라요'를 발매하고 그 후에 두 번째 월드 투어를 진행했다. 첫 번째 월드 투어와 느낌이 되게 다르더라. 두 번째는 뭔가 더 자신 있었다"며 "그때 느껴졌던 건, 역시 무대를 해야 행복하구나, 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스트레인저'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궁금해 해주시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앞서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 '보름달', '가시나', '주인공'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2014년부터는 '사이렌(Siren)'으로 자작곡을 선보이며 '보라빛 밤(pporappippam)', 날라리(LALALAY)' 등 '선미팝'을 구축했다. 이번 신보는 그런 선미의 매력을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꼬리(TAIL)' 이후로 2년 만에 자작곡을 선보이기 때문. 동명의 타이틀곡은 낯선 존재에 대한 사랑을 선미만의 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선미는 "정말 그냥 '선미스럽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선미스러움'이라 하면 진지함 속에서 나오는 코믹스러움이 있다. 엉뚱하고 옛날 표현이지만 마치 4차원 같은 거다. 애는 되게 진지하게 연기하는데 어딘가 웃긴 느낌. 그게 저, 선미스러움인 것 같다"며 "이번에도 걷잡을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스트레인저'가 또 다른 선미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 출구가 되길 바란다"고 바랐다.
이번 앨범은 곡부터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까지 세심하게 다듬어졌다. 곡은 선미는 "'스트레인저'는 인트로-벌스-프리코러스 이렇게 세 부분의 BPM이 다 다르다. 그래서 부분마다 다른 느낌이 난다. 처음 들으면 다른 곡 세 곡을 듣는 기분이 날 수도 있다"며 "이런 걸 K-팝에서 믹스팝, 하이퍼팝이라고도 한다. 처음부터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곡을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고, 처음 인트로가 생각나 피아노로 작업하다가 하나씩 잘 어울리는 걸 붙여가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와 함께 작업하는 프란츠 작곡가가 제 노래를 듣더니 '옛날 같았으면 막았을텐데, MZ는 먹힌다'라고 하셨다. 저도 MZ세대는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데 수월하고 유동적인 세대라고 생각했다. 거부감 있게 받아들여지지는 않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낯섦이 느껴지지 않게 곡이 하나처럼 들리게끔 잇는 데 노력했다"고 짚었다.
안무도 곡에 맞춰 독특하게 짜였다. 선미는 "곡의 변화에 따른 안무를 생각하는데 공을 들였다. 저는 약간 기괴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동작들이 하나도 스무스하게 이어지지 않고, 절도 있게 끊어지면서 이어진다"며 "가을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어 무언가 음산하지만 조금 무서운, 그런 포인트 동작이 많다. 손동작도 박쥐 모양이다"고 포인트 안무를 선보였다.
빈티지한 드레스 의상도 눈에 띈다. 선미는 "이 치마단은 실제로 불로 일일이 태운 거다. 그리고 이 자국은 커피 자국이다. 에스프레소를 옷에다 부었다. 그럼에도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이 옷을 입었을 때, 의상 디자이너 분이 디테일이 부족하시다며 정원에 있는 흙을 주워서 옷에, (뿌렸다)"라며 웃었다.
뮤직비디오는 선미의 콘셉추얼한 매력이 잘 담겨져 있다.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는 음산한 분위기와 이에 대비되는 화려한 색감과 1인 2역 연기, 역동적인 촬영 기법이 어우러져 영상미가 돋보인다.
선미는 "폴란드에 있는 성이란 성은 다 갔다. 음산하면서도 영화 같은 느낌을 담고 싶었는데, 최적의 장소가 폴란드였다. 폴란드 프로덕션이 이 프로그램에 너무 진심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캄 마이셀프(Calm myself)', '덕질(Call my name)'까지 총 세 곡이 수록됐으며, 선미가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선미는 '캄 마이셀프'를 두고 "제목 그대로 나 자신을 안정시키는 음악이다. 가사를 전부 영어로 썼다. 예전에 썼던 자작곡 '1/6'이 안정을 찾고 싶다는 내용인데,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덕질'에 대해서는 "내 최애 가수가 힘들어 하는 걸 보면 팬의 입장에서도 너무 속상하다. 이 팬심을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저희 팬 분들이 저에게 해주는 말을 쭉 써내려 갔다. 가사에 '네가 못한다 못한다 할 때마다 나는 잘한다 잘한다 해 줄거야'라는 말이 있는데, 늘 팬 분들이 저에게 해주시는 말이다"며 "이건 가수 선미가 팬에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저는 곡을 쓰는 큰 이유 중 하나가 팬들이다. 제가 음악을 하며 팬들을 보살펴 주고 싶다. 혹시라도 나의 최애 아티스트가 힘들어 할 때 이 '덕질'이라는 노래를 추천드린다"고 설명했다.
선미는 지난 2013년 '24시간이 모자라'로 솔로 데뷔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선미는 "데뷔 17년 차, 솔로로서 10년 차가 되다 보니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생각은 이제 들지 않는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선미가 이런 캐릭터야, 알지? 다들?' 이런 메시지를 더 강조하고 싶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는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사이렌' 이렇게 있는데, 이 세 곡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사실 가지고 있지 않다. 배우 분들이 필모그래피가 있듯이 저도 디스코그래피가 있다. 설령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다 그건 저의 디스코그래피고, 이제는 전시의 느낌이 강하다"고 진솔하게 전했다.
콘셉트 면으로는 차갑고 이질적인 선미의 비주얼을 강조했다. 선미는 "이번 앨범은 '선미가 보는 새로운 선미'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차가운 저를 보고 팬 분들이 '냉선미'라고 해 주시는데, 오랜만이다. '열이올라요'에서는 방긋방긋 웃으며 무대를 하는 따뜻했던 '온선미'라면, 이번에는 오랜만에 '냉선미'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선미의 신보 '스트레인저'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