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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5년간 177마리 폐사…"사육환경·동물복지 점검해야"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인 얼룩말 '세로'와 지난 16일 숨진 '코코'. 사진=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인 얼룩말 '세로'의 여자친구 '코코'가 최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가운데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최근 5년간 폐사한 동물 중 절반가량이 질병·사고사여서 사육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1)이 서울시설공단에서 받은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2023년 5월 폐사한 동물은 총 177마리로 집계됐다.

이 중 81마리(45.8%)는 자연사했으나 96마리(54.2%)는 질병·사고사로 평균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병사는 69건, 사고사는 27건이었다.

병사의 원인은 폐렴 10건, 간농양·다발성염증·신부전·패혈증·폐종양 각 4건, 간부전·간염·소화기부전 각 3건 등이었다.

폐사한 동물 중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사이티스)은 76마리(42.9%)였다.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의해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협약부속서(Ⅰ,Ⅱ,Ⅲ)에 해당하는 동·식물로서 환경부 장관이 고시하는 종이다. 협약 당사국은 멸종위기종에 속한 동물의 사육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등 이들 개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시의원은 "보호돼야 할 멸종위기종이 정작 동물원에서 질병 등으로 폐사하고 있다"며 "어린이대공원이 적절한 사육 환경을 조성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부모와 여자친구를 잃은 얼룩말 세로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단의 동물복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컷 그랜트 얼룩말인 코코는 지난해 5월 태어나 광주시 우치공원에서 생활하다 올해 6월 어린이대공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코코와 세로는 체취·안면 익히기 등 단계별 친화 훈련을 거쳐 7월부터 부쩍 가까워진 상태였다.

세로는 2019년 6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지내다 2021년 엄마 '루루'에 이어 지난해 아빠 '가로'를 차례로 잃은 후 축사에서 홀로 지내며 외로움을 타다가 급기야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동물원에서 탈출한 바 있다. 이후 코코를 만나 가까워진 뒤에는 온종일 붙어지내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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