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대급 신인상 쟁탈전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해당 선수들은 타이틀 경쟁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이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에서 진행된 공식 연습 라운드 현장에서 만난 김민별(19·하이트진로)과 황유민(20·롯데), 방신실(19·KB금융그룹) 모두 ‘우승’이라는 목표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즌 내내 이어진 경쟁 구도에도 세 선수는 변치 않는 우정을 과시했다. 이날 김민별과 방신실은 같은 조로 연습 라운드를 돌며 수다를 떨었고 티잉 구역에서 만난 다른 조의 황유민과도 서로 껴안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였다. 황유민은 ‘신인상 경쟁으로 주목받는 동안 사이가 어색해지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며 “예나 지금이나 장난 많고 웃음 많은 친한 사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세 선수의 초점도 신인상 타이틀 경쟁보다 우승에 맞춰져 있었다. 그중 우승이 가장 간절한 이는 김민별이다. 신인상 포인트 1위(2654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황유민(2434점), 3위 방신실(2039점)과 달리 아직 우승이 없는 그는 “원래 목표가 첫 우승이라서 우승에 대한 마음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세 번의 준우승과 두 차례 3위를 포함해 톱10에 열한 번이나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매 대회 우승 후보로 평가됐지만 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김민별이 이 대회에서 ‘첫 승’의 꿈을 이룬다면 신인상 수상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서경 클래식 우승자에게 부여되는 신인상 포인트는 270점으로 황유민이 2위(140점)를 하더라도 두 선수의 격차가 350점으로 벌어진다. 이후 남은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580점이기 때문에 역전은 더욱 어려워진다.
김민별의 최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황유민도 타이틀 경쟁에 얽매이기보다 우승이라는 목표에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7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던 그는 “남은 시즌 목표는 우승 한 번 더”라고 밝혔다.
신인상 타이틀 경쟁에서 가장 뒤져 있는 방신실도 “신인상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올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세 선수 중 가장 먼저 첫 승을 올렸던 그는 이달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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