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년 5개월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계기로다. 윤 대통령은 26일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 내신 바로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추도식에 11년 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4박 6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현충원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그동안 겪으신 슬픔에 대하여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도 “오늘 해외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유족을 대표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탄핵’이라는 악연으로 얽혀있지만, 줄곧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3월 병원에서 퇴원하는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며, 조만간 찾아뵙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을 앞둔 지난해 4월12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과거 수사에 대한 사과하며 깍듯한 예우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적극 띄우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의원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이밖에 민족중흥회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인사, 일반시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