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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명계 살해 위협 현수막까지…李 직접 나서 팬덤 정치 막아라


경기도 화성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살해 위협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현수막에는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는 문구와 깨진 수박을 비명계 의원 9명의 얼굴에 모자처럼 씌운 합성 사진이 담겼다. 현수막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이 제작한 것이다. 국회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에게 ‘처단’ 위협까지 서슴지 않은 셈이다.

비명계를 겨냥한 개딸의 과도한 공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반대표를 요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낸 뒤 받은 부결 확답 메시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격앙된 욕설 등을 쏟아내며 국회 진입까지 시도해 경찰과 몸싸움도 벌였다. 해외의 개딸은 앞서 이낙연 전 대표의 독일 대학 강연장에 깨진 수박 그림이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난입하기도 했다. 도를 넘는 이들의 행동은 이 대표의 팬덤 정치 의존 탓이 크다. 이 대표는 과거 검찰 출석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사실상 개딸 동원령을 내려 검찰 압박도 시도했다. 이 대표는 “왜 개딸들을 제지하지 않느냐”는 당 안팎의 목소리에도 묵묵부답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개딸 뒤에 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딸의 횡포는 편 가르기를 통해 정치적 다원주의를 훼손하는 행태다. 겁박으로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막는 것은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의회민주주의가 다수결 원칙을 채택하면서도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다수의 횡포를 막아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다. 민주당이 당명에 걸맞게 ‘민주정당’의 면모를 갖추려면 극성 지지층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팬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사당화를 재촉해 결국 합리적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한다. 이 대표가 부메랑을 맞지 않으려면 직접 나서 팬덤 정치와 과감히 절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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