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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I형' 직장인의 성공 공식…압도적 성과로 승부하라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

조준호·김경일 지음, 저녁달 펴냄





재미 삼아 보던 MBTI 성격유형검사가 채용 시장에서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I(내향형)보다 E(외향형)을 우대하는 방법으로 활용되면서다. 아예 MBTI가 E로 시작하는 사람을 우대한다고 내건 회사도 있다. I인 데도 E라고 거짓말을 하는 취업준비생이 나올 정도다.

신간 ‘내향인 개인주의자 그리고 회사원’은 이같은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책의 저자들은 세상이 열광하는 외향적인 인간 유형이 아니라고 해서, 조직에서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고 해서 억지로 성격을 바꾸려고 애쓰지 말라고 단언한다. 내향적이어도 내 기질에 맞는 삶의 원칙, 일의 태도를 만들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조준호 전 LG 대표가 이를 증명한다. 조 전 대표는 사교성이 없고 내향적이어서 교수나 연구원이 더 어울릴 법했다. 회사에 다닌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부터 나올 정도다. 실제로 회사 생활 내내 그는 직장인들이 흔히 더 높이 승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처세술과 거리가 멀었다. 휴일에는 상사가 주최하는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들과는 절대 선물을 주고받지 않았다.

사내 정치의 달인은커녕 사교성 부족으로 보이지만 그는 40년 직장생활 끝에 LG그룹 대표까지 오를 수 있었다. 회사에서 초고속 승진, 최연소 임원의 타이틀을 얻기까지 했다. 내향적인 회사원은 조직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조 전 대표는 이에 대한 성공 비결로 나만의 장점을 최강의 무기로 단련시키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실제로 그는 내향적인 성격을 회사에서 가장 꼼꼼한 사람, 어려운 프로젝트도 끈기 있게 추진하는 사람 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단 그는 이같은 내향적인 사람이 회사에서 성공하려면 아무리 불리한 일이어도 숨기지 말고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외 없이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성과로 승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누군가에게 잘 보여서 줄을 잡아 올라가기 어려운 만큼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향성에 상관없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해결 방향을 잡는 능력,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자질을 갖춘 실력 있는 직장인은 어떤 기회가 와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책의 공동 저자인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내향적인 성격이나 원칙을 지키며 바르게 살겠다는 신념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주눅 들지 말고 작은 변화를 지속해서 실천하면서 원숙하고 개방성 높은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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