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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금리 고공행진에 美 통화정책 수정…12월도 동결 유력

[美 기준금리 2연속 동결…금리인상 사실상 마무리]

"고금리에 이미 기업·가계 타이트"

연준 성명문 '금융여건' 문구 추가

발행축소에 국채 수익률 2주새 최저

건들락 "내년 상반기 금리 내릴것"

고용시장이 금리 향방 변수될 듯

ECB 이어 英도 동결 동참 잇따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공개한 성명문에는 9월에 없던 한 가지 표현이 추가됐다. ‘금융 여건(financial conditions)’이다. 연준은 “가계와 기업의 신용 및 금융 여건이 더욱 조여지면서 경제활동과 고용·인플레이션을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앞으로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대출이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연준의 이번 동결에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단상에 오른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 여건 긴축을 초래하고 있는 장기물 금리 상승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런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변화는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그는 “한두 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고 다시 인상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며 “위원회는 항상 그 시점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9월과 같이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둔 이른바 ‘매파적 동결’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은 이번 FOMC가 비둘기파에 가깝다고 본다. 연준이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금리 동결 요인에 주목했다는 점 때문이다.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에 이르는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적지 않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금융 긴축은 오래 지속되지 않아 통화정책에 직접 반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이런 높은 국채 수익률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지금 수준의 금융 여건이 이어지는 한 경제활동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모기지 금리가 8% 가까이 올랐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추세가 울퉁불퉁할 수 있지만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제한적이며 앞으로 더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5.25~5.5%인 현재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분명히 제한적인 범위이며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중립금리보다도 더 높다”고 평가했다. 충분히 높은 수준에 다다랐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인상이 없으리라는 전망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 금리가 오를 확률은 전날 28.8%에서 이날 19.8%로 하락한 반면 동결 전망은 68.9%에서 80.2%로 급등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연준은 정말 추가 금리 인상을 원하지 않는 듯했다”고 말했다. 2일 공개된 10월 넷째 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21만 7000건을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 냉각 기미가 다시 감지되는 점도 이에 힘을 싣는다.

금융시장도 안도 랠리를 펼쳤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05% 상승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4.93%에서 이날 4.73%로 20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최근 장기 국채 매도세를 의식해 장기물 발행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채권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 재무부는 단기물은 기존 발행 계획을 유지하는 대신 10년물·30년물은 8월 계획보다 월 10억 달러씩 줄일 예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직면해야 할 한 가지는 더 이상 이런 수준의 고금리와 대량의 적자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내년 초 미국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면서 연준은 금리를 50bp가 아니라 200bp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경고도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미래에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만한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5bp, 50~75bp 추가 인상을 강행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한편 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5.2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앞서 지난달 26일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한 바 있다. 금융시장은 영국과 유로존이 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 위험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한 것으로 풀이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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