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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295弗인데 손님 80%가 뉴요커"…한식가치 현지서 더 인정

[K푸드가 뜬다]<1> 미식의 주류가 된 한식

최고급 요리서 김밥·삼겹살까지

미식 중심지 뉴욕서도 한식 인기

유명 갈비집 등 맨해튼 직진출도

쌀·김·전복 등 국산 식자재 사용

한국 전통 문화 알리는데도 도움

지난 10월 방문한 뉴욕 맨해튼 36번가 윤 해운대 갈비 매장 내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이 식당은 뉴욕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 윤 해운대 갈비 매장 내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뉴욕 윤 해운대 갈비 매장 내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두 달 만에 또 왔어요. 이곳에서는 다른 식당과는 다른 편안함이 느껴져서요.”

10월 19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해리슨가(街)에 위치한 한식당 ‘정식(Jungsik)’은 이른 저녁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끼에 295달러. 팁을 고려하면 식사 한 번에 50만 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데도 예약조차 어려웠다.

식당을 가득 채운 인원 가운데 한국 사람들은 찾기 어려웠다. 한 백인 부부는 두 달 만에 또 왔다며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종종 정식을 찾는다고 밝혔다. 김대익 수석셰프는 “손님 중 80%는 현지인”이라고 귀띔했다.

애피타이저인 ‘반찬(Banchan)’으로는 광어회, 육회, 계란찜, 주먹밥, 참치 토마토 타르트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맛뿐 아니라 눈도 즐겁게 만들었다. 이어 등장한 캐비아와 문어, 만두와 갈비 등 낯익은 메뉴는 고추장을 첨가하는 등 현지인의 입맛에 잘 맞도록 조리됐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성게 비빔밥은 성게 알 특유의 비린 향을 잡으면서도 촉촉한 식감을 살렸고 술도 인삼·오미자 칵테일, 보리 마티니 등 다양했다.

정식은 2009년 서울 신사동에 정식당을 오픈한 임정식 셰프가 2011년 뉴욕으로 건너가 연 파인다이닝(최고급 식당)이다. 2013년 미슐랭 가이드 원스타를 획득하고 이듬해 투스타로 오른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미식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도 한식의 인기는 뜨거웠다. 정식과 같은 파인다이닝부터 김밥·삼겹살 등 친숙한 요리까지 한식은 어느새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뉴욕 한 곳에서만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식당이 9곳이다. 프랑스·이탈리아를 뛰어넘은 규모로 멕시코 요리와 함께 파인다이닝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과거 한식집이 코리아타운에서 교민들,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운영됐다면 지금은 뉴욕에서도 중심가·부촌에서 현지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식은 맨해튼 중심 지역인 트라이베카 지역에서 10년째 터줏대감으로 군림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미슐랭 투스타를 받은 아토믹스는 매디슨 스퀘어에 자리했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식당이 뉴욕으로 바로 진출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서울 합정에서 인기를 얻은 돼지국밥집 옥동식은 역삼·한남을 거쳐 뉴욕으로 진출했는데 한국인·현지인뿐 아니라 한국 여행에서 옥동식을 맛봤던 여행객들도 찾는다는 후문이다. 옥동식의 메뉴는 돼지곰탕(18달러), 김치 만두(12달러)인데 늘 긴 줄이 서 있다. 같은 메뉴를 서울에서는 각각 1만 원, 6000원에 팔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뉴욕 시장에서 한식의 가치가 크게 불어난 셈이다. 옥동식 인근에는 압구정에서 퓨전 한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호족반이 11월 9일 오픈한다는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뉴욕 옥동식의 돼지국밥


정식의 애피타이저 ‘반찬(Banchan)’


정식의 김밥


정식의 보리 모히토


서울뿐만이 아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60년째 2대에 걸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운대 암소갈비집’ 역시 뉴욕에 ‘윤 해운대 갈비’를 냈다. 윤성원 대표의 아들 윤주성(38) 대표가 2018년 뉴욕 맨해튼 36번가에 진출했는데 2021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2023년에는 뉴욕 100대 레스토랑 59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해운대 암소갈비의 고기를 따라하는 것을 넘어 뉴욕 현지에서 부산을 알릴 수 있는 새 요리를 내놓은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방어회 크루도’와 같은 메뉴가 대표적인데 윤 대표는 “바다가 인접한 부산 해운대의 방어 맛을 뉴욕 현지인에게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지에 맞도록 조리 방법도 살짝 바꿨다. 점심 식사의 경우 옷에 냄새가 배면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윤 해운대 갈비에서는 고기를 주방에서 미리 익혀 내놓는다. 꽃에서도 모든 고기를 직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주고 접시에 올려준다.

뉴욕 엠파이어스테이츠빌딩 인근에 호족반 오픈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이들 식당은 한국산 식자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정식은 경기 쌀, 해남 김, 완도 전복 등 국산 식재료를 활용해 정갈한 한식을 구현했다. 아토믹스 역시 국산 쌀과 전통 식품 명인의 장, 고춧가루를 활용한다. 윤 해운대 갈비도 소금·간장·매실청·된장 등 주재료가 국산이다.

정부 또한 해외 한식당 지원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초 뉴욕·파리·도쿄의 식당 8곳을 2023년 해외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했다. 뉴욕에서는 정식과 아토믹스, 윤 해운대 갈비가 선정됐다.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우수 한식당에 지정서와 지정패를 수여하고 국산 식재료 및 식기류 구매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작지원=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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