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배터리용 리튬 가격이 하락했지만, 리튬 생산업체들은 리튬 수요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튬 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하며 최근 리튬 가격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인 베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리튬 가격지수는 올해 1월 1186.12을 기록한 뒤 지난달 중순 430.4로 떨어지며 63.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리튬과 관련된 상품 가격도 약세다. 리튬 투자업체인 '리튬 로열티'의 주가는 올해 초 캐나다 증시 상장 이후 37% 넘게 빠졌고, 리튬과 배터리 관련 종목을 추적하는 '글로벌 X 리튬&배터리 테크' 상장지수펀드(ETF)도 올 들어 18% 하락했다.
통신은 최근 몇 주 사이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사업 계획을 축소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고금리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를 우려하며 사업 확장 계획을 조정했다.
하지만 리튬 업체들은 최근의 가격 하락세를 단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공급업체인 앨버말은 전날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장기 성장을 낙관했다. 앨버말은 3분기 순매출 증가율을 30~35%로 전망해 3개월 전의 40~55%보다 낮춰 잡았다. 올해 순매출액 전망치는 95~98억 달러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 102억 7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에릭 노리스 에너지 저장 부문 책임자는 "현 상황은 도로의 굴곡일 뿐, 우리의 장기적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일 헨더슨 팔바라 미네랄스 최고경영자(CEO) 또한 "(리튬)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은 가격 조정일 뿐이며 여전히 매우 건강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리튬업체 미네랄 리소시즈도 현 상황에 대해 공급망 재조정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리튬 분석가인 크리스 베리는 리튬 현물 가격이 폭락했지만 과거 추세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며 "수요가 현물 가격의 (하락) 궤적을 입증할 정도로 증발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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