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재수생’ PI첨단소재(178920)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면서 새 주인 품에 안기기까지 중국 내 결합 승인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로의 경영권 매각 직전 계약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1년여만에 재수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말 프랑스 화학 기업 아케마의 PI첨단소재 인수 관련 기업결합 절차를 승인했다. PI첨단소재와 아케마는 중국 당국에도 기업 결합을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 이 절차만 끝나면 매각은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7월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아케마에 1조 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당시 거래 종결일을 내년 3월 말로 잡아뒀으나 한국과 중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종료되면 거래 종결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랜우드PE는 베어링PEA에 지난해 6월 1조2700억 원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베어링PEA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당시 베어링PEA 측은 중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져 인수를 중단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양측의 계약이 파기 직후인 지난해 말 기업 결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는 이 같은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를 통해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
지난해 PI첨단소재가 중국 내 결합 심사를 통과한 경험이 있는 만큼 회사 측은 이번에도 현지 승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PI첨단소재는 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아케마 측 임원 3명을 이사회 새 멤버로 선임하는 절차까지 마쳤다. 아케마의 거래 대금 납입 등 절차가 끝나는대로 신규 선임 이사들의 임기도 시작될 전망이다.
글랜우드PE는 지난해 말 매각 무산에도 1년 만에 글로벌 화학 기업으로 PI첨단소재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면서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글랜우드PE는 2020년 3월 약 6070억 원에 PI첨단소재를 인수했으며 4년 만에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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