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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읽는 KT 김영섭…'물갈이 인사' 암시?[양철민의 아알못]

김영섭 대표, '법가사상' 열공모드

2년간 인사 없어…조직개편 불가피

그룹상장사 8곳 대표임기 내년 만료

구조조정 보다 물갈이 인사에 초점

김영섭 KT 대표.




김영섭 KT 대표가 중국 춘추전국시대 법가사상가로 유명한 ‘한비자’의 저서를 탐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엄격한 법치주의에 기반한 한비자의 사상은 진시황으로 유명한 진나라가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하는데 사상적 밑거름 역할을 했다.

KT 내부 이야기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고전을 자주 읽는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공제창해(共濟滄海·넓고 험한 바다를 함께 건너간다는 뜻)’라는 사자성어를 제시하는 등 평소 ‘한학(漢學)’에 대한 조예가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어린시절 서당에서 수학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 등 한학을 공부하며 ‘온고지신(溫故知新)’에 기반한 사업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김 대표의 한비자 탐독에 대해 KT 내부에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비자가 강조한 법치주의는 ‘온정주의’를 지양하고 ‘능력주의’를 우선시 하는 만큼, 김 대표가 한비자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올 연말인사에서 대폭의 조직개편 및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고전 읽히며 미래전략 구상…김영섭의 ‘온고지신’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올 8월 취임 후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언론과의 만남은 9월 7일 기자간담회 이후 두달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 31일 진행된 초거대언어모델(LLM) ‘믿음’ 공개 행사에서도 예상과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김 대표가 ‘믿음’ 공개행사 불과 2주가량 전에 진행된 태국 자스민 그룹과의 ‘믿음’ 관련 협업식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보다 훨씬 의미가 큰 ‘믿음’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제기됐다. 김 대표의 불참 탓인지 ‘믿음’ 관련 이슈는 대부분 언론사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으며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여해 설명회까지 진행했던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및 SK텔레콤의 ‘에이닷’ 공개 행사와도 대조를 이뤘다. 다만 통신 산업이 정부 규제를 받는 기간산업인 만큼 김 대표는 정부 주최 간담회 등에는 비교적 적극 참여 중이다. 실제 김 대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장관급 인사들과의 회동 및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등의 행사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통신사업 강화 고삐… 52개 계열사 대표인사에 관심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이 같은 소극적 외부 활동에 대해 올 연말 대규모 인사를 염두에 둔 행보라 보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취임 직후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강국현 커스터머 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등 3대 주요 인사를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을 뿐 나머지 인사에 대해서는 하마평만 나돌 뿐이다. KT가 구현모 전 대표 후임 인사 발탁에 8개월 이상의 시간을 허비했다는 점에서 KT의 ‘인사시계’는 사실상 2년 가량 멈춘 상태다. 2년간 못했던 인사를 연말에 단행한 만큼 인사폭이 예년 대비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일감몰아주기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검찰의 칼날이 KT 전현직 임원 상당수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KT 신사옥 이미지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김 대표가 “제대로 칼을 휘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선 KT의 ‘캐시카우’이자 핵심 사업인 통신 부문에서 실적 반등이 절실하다. 올 8월말 기준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360만 명으로 1102만 명 수준인 LG유플러스와 250만 명가량 차이가 난다. 5년전만 해도 양사 간 가입자 수 격차가 320만 명가량이었다는 점에서 매년 격차가 조금씩 줄고 있는 모습이다. 통신 산업 구도가 ‘1강·1중·1약’에서 ‘1강·2중’ 구도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통신부문의 위기감 때문인지 김 대표는 올 9월 기자간담회에서 “오랫동안 통신의 근간은 KT라고 생각했다”고 밝히는 등 구현모 전 대표 시절 밀어붙였던 ‘탈(脫) 통신’ 전략에 속도조절을 가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본사 인사 직후 단행할 52개 계열사 대표 인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올 4월 취임한 양춘식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를 비롯해 나스미디어, 이니텍, 지니뮤직, KT cs, KT is, KT알파, 플레이디 등 총 8곳의 KT 계열 상장사 대표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이외에도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등 KT 주요 금융사 대표들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라는 점에서 대폭의 대표 교체가 단행될 전망이다.

‘재무통’ 김영섭…KT 체질개선 이끌어 낼까


김 대표의 이력 또한 물갈이 인사 관측에 힘을 실어 준다. 김 대표는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해 원가절감 등 재무개선에 강한 이른바 ‘재무통’이다.

대표시절 이력도 만만치 않다. 김 대표가 LG CNS 사장에 취임한 2015년 LG CNS 임직원 수는 6505명이었지만 2017년 임직원 수는 이들 중 20% 가량이 줄어든 5314명에 그쳤다. 당시 김 대표는 LG CNS 일부 해외 법인과 콜센터 운영업체 유세스파트너스, 카셰어링 업체 에버온, ATM 사업부 등을 잇따라 매각했으며 해당 기간 영업이익은 997억원에서 2156억원으로 곱절 이상으로 뛰었다. 특히 재계에서는 “LG 그룹 출신 CFO가 지나간 자리에는 ‘풀 한포기 남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들의 원가 절감 능력은 상당하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김 대표가 재무제표 개선에 상당히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KT 측은 이 같은 업계 전망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 또한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통상 수준의 인원 교체 내지 해임이나 신규 채용이 있겠지만 예전 CEO가 한 것처럼 수천 명 단위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현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2년 간 인사가 단행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말 인사가) 여러가지 문제를 걷어내는 한편 KT직원들이 마음을 뭉쳐서 일을 할 수 있는 시발점으로 작용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연말 인사는 KT가 다시 자리를 잡고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인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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