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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외무장관에 캐머런 전 총리 '깜짝 임명'

'막말 파문'에 전 장관 경질

캐머런 '구원투수'로 등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13일(현지 시간) 영국 총리 공관인 다우닝가 10번지를 찾고 있다. EPA연합뉴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외무부 장관에 깜짝 임명됐다. 수엘라 브래버먼 전 내무부 장관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폭도”로 부른 여파로 해임된 데 따라 내각 지각변동이 벌어진 결과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이스라엘 건국을 도왔던 영국이 외교적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캐머런 전 총리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는 평가다.

13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개각을 단행하고 캐머런 전 총리를 외무장관에 임명했다. 앞서 수낵 총리는 내무부를 이끌던 브래버먼 장관을 해임시킨 후 제임스 클레벌리 전 외무부 장관이 내무부를 이끌도록 했다. 클레벌리 장관이 이동하며 빈 외무부를 캐머런 전 총리가 맡게 되는 구도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영국 총리직을 맡았다. 당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가결되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수낵 총리는 캐머런 전 총리라는 거물급 인사 영입으로 브래버먼 전 장관이 악화시킨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브래버먼 전 장관은 지난주 언론 기고문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폭도로 칭하며 경찰이 시위대에 특혜를 준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예고된 상황에서 시위대를 불필요하게 자극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여당인 보수당까지 브래버먼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보수당 원로로 당내 반발 여론을 억제할 수 있는 카드다. 중도 성향을 지녀 야당 지지자를 품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이터는 “수낵 총리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노동당에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 입장에서 중도적이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끌어들이기를 원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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