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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화물차에 보조금 쏠림…에특회계 적자 키웠다

◆국회예산처 올 3조 적자 추산

1톤 트럭에 전체보조금 32% 배정

5년새 3배 치솟아 차값 절반 지원

"해외 주요국보다 지나치게 높아"

국내의 한 충전 전기소가 전기 화물차로 꽉 차 있다. 전기 화물차는 승용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짧은 반면 충전시간은 길어 전기차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민우기자




무공해차 보급 사업에 사용하는 기금의 적자 규모가 올해 3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전기 화물차 확산을 위해 차량 가격의 절반 이상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면서 되레 기금의 적자폭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및자원개발특별회계(에특회계)’의 적자가 2조923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1조465억 원 적자)보다 그 폭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에특회계는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등을 모아 에너지 및 자원개발에 쓰자는 취지로 1995년 도입된 정부 기금이다. 2020년부터는 환경부의 친환경 보급 지원 사업이 예특회계로 편성돼 세출의 절반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특회계의 적자 확대의 원인으로 전기 화물차에 쏠린 보조금 지급을 꼽는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 140만대 중 1톤 트럭은 16만대로 11%다. 하지만 전기차 보조금은 대부분 1톤 트럭으로 구성된 전기화물차에 32%가 배정돼 있다.

2020년 2340억 원에 불과했던 전기화물차의 보조금은 2021년 4480억 원, 2022년 5740억 원, 올해 6000억 원 등 해마다 급증했다. 환경부는 내년도 전기차 보급 예산을 1540억원 감축하면서도 전기화물차 보조금 예산은 올해보다 10% 늘린 6600억원으로 책정했다. 최근 5년 새 전기화물차 보조금만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에특회계의 25.2%를 차지했던 전기차 보조금이 올해 53.4%까지 높아진 것은 전기화물차 구매 보조금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전기화물차의 보조금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유 화물차의 폐차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 국내의 전기 화물차 보조금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기화물차의 대당 구매 보조금은 지역에 따라 최대 2350만 원으로 차량 가격의 절반에 이른다. 승용차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4.5톤 이하 전기화물차는 대당 7500달러(970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영국은 4.25톤 미만 전기화물차 가격의 35%를 구매보조금 상한액으로 설정했다. 2.5톤 미만 소형 화물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중단했다.

전기화물차가 충전 인프라를 독점해 전기차 보급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전기 화물차는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승용차에 비해 짧고 충전 속도 또한 2배 이상 느리다. 한대 당 충전시설을 점유하는 시간이 전기 승용차 대비 8~9배에 달한다. 전기차 이용자들 커뮤니티에서는 전기트럭에 충전 자리를 뺏겨 필요할 때 충전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재정·환경 분야의 한 전문가는 “세수가 급감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과 같이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저조한 사업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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