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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이아람 “손열음 피아노공연 인산인해…왜 국악은 ‘클래식’ 안되나”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국악계 간담회서 문제 제기

“서양음악 대비 인식 낮아…국악 푯값도 싼 상태”

1일 문체부와 국악계 간담회가 진행중이다. 사진 제공=문체부




왜 우리 전통음악, 즉 국악은 비싼 ‘클래식’이 되지 못하는 걸까. 같은 고전인 데 왜 서양음악에 주눅이 든 것일까. 실제 그런 상황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한 ‘국악계 현장 간담회’에서 이런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아람 대금연주가는 “제가 최근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와 듀오 콘서트를 만들었는 데 준비과정에서 그의 피아노 콘서트 초대를 받아 보러 갔어요. 정말 공연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사인을 받기 위해 3시간이나 줄을 서 있었죠. (손열음이) 유명하니 그렇겠지 했지만 집에 돌아오면서 보니 장르 간의 차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연인들이 데이트하면서 멋있게 차려입고 클래식을 보는 것은 고급스러운 문화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통음악도 클래식에 버금가는, 오히려 더 뛰어난 예술인 데 우리는 왜 고급화가 안됐을까, 물론 우리 예술가들이 노력해야 하지만 또 우리들만으로는 안됩니다”고 덧붙였다.

젊은 국악인 일수록 이런 문제에 민감했다. 조수황 소리꾼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는 데 “국악에 대한 인식 고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며 “국악은 아직 시장 자체가 없어요. 국악 푯값은 비싸도 겨우 5만원입니다. 그런데 뮤지컬은 20만원, 30만원 하잖아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를 매기는 것은 돈이라고 할 수 있죠. 국립 기관들이 비싸게 매겨야 ‘이 음악이 소중한 것이구나’하며 아낄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날 연령이 높을 수록 국악의 ‘원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젊은 층은 국민들이나 세계인이 반응하는 국악의 ‘퓨전화’를 주장했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목소리가 일치했다.

유인촌 장관은 이날 국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하기는 했다. 그는 내년에 시행을 앞둔 ‘국악진흥법’을 언급하며 “국악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국악의 날’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국민이 같이 할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국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문체부는 2024년부터 5년마다 국악진흥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국악의 날’도 지정해야 한다.

유 장관은 또 “국립 예술단체를 통한 국가대표 브랜드 국악 공연 제작 등을 통해 전문적이고 집중적으로 전통공연예술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1일 문체부와 국악계 간담회가 진행중이다. 사진 제공=문체부


이날 유 장관은 구체적 안건으로 국립국악원 분원 확대, 설날 국악 음악회 추진, 무형문화재 제도 재검토, 연수단원 제도 도입에 대해서 언급했다. 국립국악원 분원 확대에 대해서는 유 장관은 “국립국악원 강원 분원을 준비 중이고 그 밖에 전국에서 국악원에 대한 요구가 있어 검토 중”이라며 “각 지역에 국악원이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설날에는 전 국악단체를 모아서 제대로 된 전통음악을 선보이려고 한다”며 “1월1일엔 서양 음악을 하더라도 설날 만큼은 우리나라의 전통을 가진 분들이 축제처럼 연휴 기간에 함께하는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여러 참석자가 무형문화재 지정 심사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데 대해서 “문화재청과 함께 무형문화재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검토해서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국립 기관의 단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의 ‘연수단원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연수단원 제도를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이야기한 것을 연차적으로 조금씩 해결하고 2025년에는 예산을 새롭게 다시 정의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다른 한편으로 유 장관은 “내년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전통예술을 해외에 소개하면 좋겠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우리 걸 확실하게 보여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문체부와 국악계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이날 간담회에는 이건희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술감독, 유지숙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권성택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 유은선 국립극장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등 국립 기관 출신과 함께 이생강 대금연주가, 정순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흥보가) 보유자, 김덕수 한예종 전통예술원 연희과 명예교수, 김영임 아리랑보존회 이사장, 이태백 목원대 국악과 교수, 이아람 대금연주가, 조수황 소리꾼, 이봉근 소리꾼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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