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2일 새벽 3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군 독자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데서 벗어나 자체적인 대북 정보 수집이 가능한 국산군 정찰위성 시대를 열게 됐다.
국방부와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이 발사되고 2분 22초 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 약 20초 후에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분리됐고 14분 뒤인 3시 33분에는 2단 추진체에서 분리된 정찰위성 1호기가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우주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오전 4시 37분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
이는 지상과의 교신은 팰컨9이 발사된 지 78분 만으로,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의 성공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된다. 1호기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장비를 탑재한 저궤도 위성이다. 위성의 해상도는 0.3ｍ급으로 전해졌다. 가로세로 0.3ｍ가 점 하나로 표현된다는 의미다.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3ｍ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10배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 핵심 표적을 독자적으로 감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는 ‘킬 체인(Kill Chain)’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위한 대북 감시정찰 능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군 관계자는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리랑 3A호보다 3배 이상 정밀도를 구현한 만큼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이동식발사대(TEL) 등 고정 및 이동 표적도 실시간 탐지가 가능해진다.
군 당국이 추진하는 ‘425사업’은 2025년까지 총 5대의 정찰위성을 확보해 전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 1조 2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정찰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5기가 모두 가동되면 약 2시간 간격으로 한반도를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리 군은 이번 정찰위성 1호기 발사와 별개로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 발사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군사논평원’이 우리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언급하며 “이제 조선반도에서 물리적 격돌과 전쟁은 가능성 여부가 아닌 시점상의 문제”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도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이달 2일부터 임무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KBS에 출연해 “비무장지대 내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기 위해 유엔사와 협조가 잘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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