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폐막을 앞두고 발표할 예정인 공동선언문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이 단계적 퇴출에 반대하며 압박한 것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서 국가들이 ‘사망 증명서’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협상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국·영국·호주·캐나다·일본 등은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11일(현지 시간) 작성해 공유한 공동선언문 초안을 보면 석탄·석유·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빠져 있다. 앞서 이전에 공유됐던 공동선언문 초안에는 이 문구가 들어 있었으나 삭제됐다. 초안은 그 대신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선택지 8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로 늘리는 방안, 배출 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폐기와 신규 허가 제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CCS) 확충 등이 포함됐다.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도 제안했다.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를 공동선언문에 넣을지 여부는 올해 COP28의 가장 큰 쟁점이다. 미국·캐나다·노르웨이·EU, 기후변화에 취약한 섬나라 등 100여 개국은 합의문에 화석연료의 퇴출을 의미하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산유국들이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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