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교회 돈 2억여 원을 횡령한 데 이어 문서를 위조해 교회 명의 아파트를 자신 소유로 등기 이전한 목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 신상렬 부장판사는 사문서 변조·변조 사문서 행사·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 담임목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9월 교회 회의록에 '아파트를 담임목사 서○○에게 증여함'이라는 내용을 임의로 더한 뒤 법원 등기국에 제출해 소유권을 이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해 10월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이 관리하던 교회 명의 예금통장에서 총 2억68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1989년부터 12년간 이 교회의 담임목사로 재직해 온 A씨는 교인들 모르게 교회 재산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면서 법적 다툼이 벌어지자 이와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3년 6월 아파트 소유권을 자신에게 넘기기로 하는 결의가 이뤄졌고, 이후 정당하게 증여받았다는 판단 아래 서류를 보완한 것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퇴직금 중간정산 차원에서 돈을 이체했으므로 업무상 횡령이 될 수 없다고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가 개인적인 비리 등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로서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소속 교인 전체를 배신한 행위로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죄책도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씨가 초범이고 교회에 2억3800만원을 반환했다는 점 등은 정상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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