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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 육아·복지 보조금 줄삭감…박원순표 재취업 사업 절반 '싹둑'

서울시, 내년 시비 보조 사업 분담 대폭 축소

안심의원·코디네이터·돌보미 등 양육사업 타깃

장애인 보험·노동자 지원센터도 리스트에 올라

구청장 단체 반발 "사업 변경 때 사전 협의하라"





서울시가 내년부터 자치구에 지원하는 매칭(시비 보조) 사업 보조금을 대거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서울시 입장이지만 자치구는 예고 없이 시 사업을 자치구에 떠넘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시 주요 매칭 사업 예산이 줄줄이 삭감된다. 매칭 사업은 조례에 따라 자치구에 사업비를 일정 비율·금액만큼 보조해주는 제도로 육아·복지·일자리 관련 사업이 많다.

대표적인 사업은 양육자에게 육아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육아 지원 코디네이터’로 내년부터 사업 보조금이 끊긴다. 시는 자치구들에 코디네이터(총 119명)를 채용하도록 인건비를 전액 지원해왔으나 내년부터는 자치구에 절반을 부담하도록 구조를 바꿨다. 이후 시의회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내년부터 코디네이터 채용은 중단된다.

‘우리아이 안심의원’ 운영비도 서울시 100% 부담에서 시·구 50% 분담으로 바뀌었다. 우리아이 안심의원은 야간에 2시간 연장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 의원이다. 시는 각 기관에 시간당 1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해왔으나 내년부터 지원비를 2배로 올리면서 나머지 10만 원은 각 자치구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갑작스럽게 구조가 바뀌면서 자치구 9개 중 4개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맞벌이 가정에 아이 돌봄을 지원하는 아이돌보미 사업도 100% 서울시 부담에서 시·구 절반 분담으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을 전 자치구로 확대하면서 내부 방침에 따라 분담 비율을 50대50으로 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재정 상황이 열악한 자치구 부담이 증폭됐다.

‘박원순표 대표 복지 사업’으로 불리는 50플러스센터 역시 삭감 리스트에 올랐다. 조례에 근거해 12개 센터에서 7만 8000명의 중장년층에게 재교육·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정상 운영이 어렵게 됐다. 서울시가 보조금 50%(3억 5000만 원)를 지급하다가 25%로 깎으면서 최근 센터를 개관한 자치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 밖에 장애인 전동 보장구 보험 지원 사업의 자치구 분담은 50%에서 100%로,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사업 자치구 분담도 50%에서 70%로 올라갔다.

자치구들은 서울시의 요청으로 자치구가 협력한 사업인데도 시가 일방적으로 보조금을 칼질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가 관련 규칙에 시비 보조율이 명시되지 않은 사업들을 중심으로 시비를 삭감하고 사전 협조도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오세훈(앞줄 왼쪽 여섯 번째) 서울시장과 구청장들이 7월 12일 서울시청에서 건전재정 확립 공동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자치구의 한 관계자는 “구청에는 시와 협의하고 복지사업 하라고 해놓고 시는 10월 예산 편성 중에 공문으로 시비를 줄인다고 통보했다”며 “자치구의 의견 반영 없이 구 부담을 늘려 예산 편성이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서울시 관계자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업은 자치구에 비용 절반을 분담시킨다는 방침이 있다”며 “지난해 보조금 조례를 개정하면서 자치구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국비 지원 복지사업 보조금이 깎인 상황에서 시비까지 삭감되자 자치구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서울시 조례상 구청장은 시비 보조 사업 부담액을 예산에 우선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구 자체 사업은 후순위로 밀렸다.

시비 삭감 통보로 예산에 비상이 걸린 구청장들은 최근 서울시에 시비 보조 사업 신설·변경 시 구청장협의회에 사전 협의하라고 요청했다. 현행 조례에는 시장이 보조 사업 신설 시 구청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변경에 관한 내용은 없다. 시는 구청장들에게 앞으로 사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한 구청장은 “사업은 서울시가 발표해 놓고 돈은 자치구가 내라고 한다”며 “가뜩이나 재정 여건이 안 좋은데 구 예산을 들이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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