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당시 서독 내무장관으로 동·서독 통일 조약 협상을 주도했던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하원 원로의장이 26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AP·로이터통신 등은 그가 이날 저녁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27일 보도했다.
쇼이블레 원로의장은 대학에서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2년 서독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1984년 헬무트 콜 당시 총리의 비서실장에 발탁되면서 내각에 처음 합류했고 1989년에는 내무장관으로 임명됐다.
같은 해 말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뒤에는 동독 측과의 협상을 통한 통일 조약 마련을 주도해 1990년 10월 3일 정식으로 독일의 통일이 선언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통일 9일 만인 1990년 10월 12일 선거 유세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내각에서도 내무장관과 재무장관 등을 지냈다. 2010년 그리스의 국가 부도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하는 등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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