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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폰 '5억 대' 새시장 개화에 모바일 D램 훈풍…작년 말부턴 '패닉바잉'도 [biz-플러스]

SK하이닉스의 세계 최고속 모바일용 D램 LPDDR5T. 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의 한파로 급락세를 보였던 모바일 D램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감산에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재고 정상화가 이뤄진 데다 상반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고성능·저전력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모바일용 8GB(기가바이트) DDR5(LPDDR5) 제품 가격이 지난해 4분기 9.7%, 올해 1분기 11% 연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자료를 냈다. 옴디아는 지난해 11월에는 △4분기 상승률 8.8% △새해 1분기 9.9%로 전망했는데 한 달 만에 가격 상승 폭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모바일 D램 시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며 깊은 불황에 빠졌다. 이 시기 D램 제조사는 1년 가까이 생산량을 대폭 줄이며 가격 저점을 다졌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하반기부터다.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출하량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며 부품 비축 움직임이 재개됐다. AI용 제품에 한정됐던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 범위가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맞물리며 호재 요인이 추가됐다. 클라우드에 의존하던 AI 연산을 각 기기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용량이 더 크고 빠른 D램이 필요하다. 탑재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저전력과 고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성능 칩 등 이미 공급자 우위로


모바일 메모리 시장에 불어온 훈풍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글로벌 D램 3사인 미국 마이크론 실적에서 이미 감지됐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9~11월) 모바일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97% 증가하며 다른 사업군보다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다른 기업보다 한 달가량 실적을 먼저 발표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모바일 비중이 40% 내외로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업체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D램 분위기 반전의 시작은 최대 수요처인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이었다. 중국의 스마트폰 내수 시장은 지난해 8월 29개월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고 같은 해 9월에는 전년 대비 61% 성장한 3192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부품 주문 주기를 고려하면 올해 1분기에 유의미한 재고 축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고 과잉 시기를 거쳤다가 감소세가 유의미하게 관측된 7~8개월 이후 주문 증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성능 칩 등 일부 제품군에 한해서는 이미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돌아섰다는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D램과 낸드에 대한 패닉바잉(공황 매수) 구매 패턴을 나타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폭의 주문 증가에도 실수요를 확인하기 전까지 보수적인 감산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 상승 탄력성은 1분기까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AI폰은 D램 탑재량 2배 이상 필요


이달 중순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며 호재 요인도 줄지어 있다.

우선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 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맥쿼리증권은 온디바이스 AI로 기기 내에서 자체적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구현하려면 최소 12기가바이트(GB), 고도화된 AI 비서 업무를 수행하려면 20GB 용량의 D램이 탑재돼야 한다고 봤다. 현재 스마트폰용 범용 제품의 D램 용량(8GB)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탑재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AI 스마트폰에 적합한 특수 D램까지 모바일 메모리의 제품 범위가 넓어지며 연쇄적인 판매가 상승이 이뤄질 수도 있다. 생성형 AI 열풍이 고대역폭메모리(HBM)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새로운 ‘캐시카우’를 탄생시켰듯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반도체 수요가 고성능 제품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체를 드러낸 제품도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특수 D램인 ‘LLW(Low Latency Wide IO·저지연성와이드IO) D램’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정보가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인 입출구(I/O)를 늘려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훨씬 유리하도록 설계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AI의 메모리 솔루션이 고용량 모듈과 HBM으로 이뤄진 것처럼 LPDDR5 제품과 저지연성 와이드 입출구 D램(LLW)의 조합도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따라 주요 솔루션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LLW D램. 사진=삼성전자 SNS 캡처


온디바이스 AI를 중심으로 공급자 우위가 지속된다면 메모리 제조사들은 당분간 단가와 판매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이익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모바일 메모리 사업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7년 5억 2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2028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60%가 AI를 탑재할 것”이라며 “D램 수요가 AI 서버(HBM3·DDR5) 중심에서 온디바이스 AI로 다변화되며 고부가 D램인 LPDDR5x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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