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서 소아당뇨(1형 당뇨병)를 앓던 9세 딸과 부부가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이 커지는 가운데 휴온스(243070)가 환자단체에 연속혈당측정기 기증을 약속했다.
16일 휴온스는 사단법인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G6' 6000개 센서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휴온스가 약속한 ‘덱스콤G6’ 6000개는 당뇨병 환자 2000명이 1개월 동안 사용 가능한 수량이다.
1형 당뇨병은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체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2형과 달리 자가면역 기전으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발생한다. 인슐린을 전혀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생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는데, 혈당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 인슐린을 주입하지 않은 채 방치할 경우 고혈당이 악화되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나 고삼투압성 고혈당 증후군 같은 급성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체내 요구량보다 많이 주입하면 저혈당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환자의 팔이나 복부 등에 체내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된 패치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연속혈당측정기로 측정한 혈당 수치에 따라 자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펌프(인슐린 자동주입기)를 함께 사용하면 매번 바늘로 환자의 손가락을 찌르지 않아도 된다.
이번 기증은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의 호소를 접한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우회는 전일(15일) 세종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태안 일가족을 죽음으로 내몬 1형 당뇨병을 중증 난치질환으로 지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환우회에 따르면 경제적인 여건이나 제도적인 이유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가 90%에 달한다. 환우회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지 못한 채 소외되어 있었던 당뇨병 환자들을 찾아 도움을 줄 예정이다.
환우회 관계자는 “연속혈당측정기는 1형당뇨병의 합병증 예방 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기기다. 회사의 전격 기증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소외된 1형당뇨인들의 혈당관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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