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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화량 급증…與野 선거 앞 돈 풀기 경쟁할 때 아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중의 돈은 되레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평균 광의통화량(M2 기준·평잔)은 6개월 연속 증가하며 3894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소폭 줄었던 M2는 5월 3785조 3835억 원을 기점으로 매달 전월 대비 0.2~0.9%씩 불어나며 11월까지 6개월 동안 총 109조 원가량( 2.81%) 늘었다. 경제성장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 때문에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고통스러운 고금리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재차 늘어나는 것은 우려스럽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출의 허리띠를 죄기는커녕 풀어헤치는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세수는 부족한데 돈 쓸 곳을 줄이지 않은 정부는 ‘마이너스 통장’ 격인 한은 단기차입금을 지난해 누적으로 117조 6000억 원이나 끌어다 썼다. 한은이 결국 나서서 제동을 걸었다.

특히 4·10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의 ‘포퓰리즘 지출’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민 정책으로 포장한 표심 잡기용 입법을 다수 의석의 힘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에는 쌀뿐 아니라 배추·무·고추·마늘·양파 등 주요 작물이 5년 평균 가격을 밑돌면 농가 소득을 보전해주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 또 지방정부의 영역인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정부 예산 3000억 원을 확보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도 이에 질세라 선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40만 명에게 이자를 최대 150만 원까지 돌려주고, 소상공인 126만 명에게 전기료를 20만 원씩 깎아주겠다고 했다.

정부가 소상공인과 서민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포퓰리즘 정책으로 변질되면 안 된다. 상반기 총선을 의식해 돈 풀기에 집중했다가 자칫 하반기 물가 고공 행진 속 마땅한 경기 방어 수단이 없는 ‘정책 공백기’를 맞닥뜨릴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재정 투입의 실효성을 꼼꼼하게 따져 지출하되 건전 재정과 약자 보호 사이의 균형 잡기를 위한 치밀한 해법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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