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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울린 ‘스팅어 미사일’ 이번엔 러시아 잡는다…사거리 최대 4㎞ 헬기에 전투기도 격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40여 년 실전 배치된 휴대용 보병 무기

소련군 상대로 명중률 79%·격추율 33%

우크라戰, 무인기·순항미사일까지 저격

군사훈련 중에 FIM-92 스팅어를 사용 중에 있는 미군 제2해병원정여단 소속 미국 해병대원의 모습. 사진=나무위키 캡처




보병 휴대형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MANPADS·Man-Portable Air Defence System) ‘FIM-92 스팅어’(Stinger) 미사일은 미 육군에서 채택한 보병의 1세대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인 FIM-43 레드아이(Redeye)의 후속 기종으로 개발됐다.

FIM-43 레드아이의 부족한 전방위 추적능력과 무력한 적외선 방해대응책(IRCCM), 3G 이하의 제한적인 기동성을 개량하고 보완해 1972년에 FIM-92라는 정식 제식명이 붙었다. 1978년부터 미군 전체에 실전배치돼 사용하고 있다.

1982년에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육군 소속 특수부대인 SAS(Special Air Service)가 아르헨티나 공군의 IA-58 푸카라 공격기와 푸마 헬리콥터를 격추시킨 것이 최초의 실전 기록이다.

스팅어를 전 세계에 알린 전쟁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다. 소련 몰래 개입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의 저항세력인 무자헤딘(Mujahideen)에게 400-900 기가 공급돼 수많은 소련군 수송헬기를 격추시키면서 소련군을 괴롭힌 대표적인 무기다.

英 육군 특수부대인 ‘SAS’ 최초 실적 기록


1987년 등장한 FIM-92C의 경우 RMP(Reprogrammable Microprocessor)로 불리는 재프로그래밍 가능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이 적용되면서 적 표적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자외선(UV)과 적외선을 동시에 포착해 명중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1995년에는 소형 무인항공기(UAV) 요격이 가능하도록 개량된 ‘FIM-92E RMP 블록 I’이 등장했다. 2001년에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 ‘FIM-92F’도 개발했다.

이후 FIM-92D를 업그레이드한 ‘FIM-92G’와 ‘FIM-92H’가 실전 배치됐다. 소형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기존의 히트 투 킬(Hit to Kill) 신관 대신 근접 신관을 채택한 성능 개량형 ‘FIM-92J’와 데이터링크 기능을 추가한 ‘FIM-92K’도 속속 개발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최첨단 무기가 난무하는 현대 전장에서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40여 년 간 실전 배치된 무기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무기체계가 얼마나 우수한지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1979년 12월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함께 배치된 공격헬기 ‘Mi-24 하인드’는 ‘아프가니스탄의 도살자’로 유명했다. 그러나 Mi-24조차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적수의 등장으로 아프간 전쟁에서 소련이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민첩한 비행 성능과 중화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Mi-24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것은 바로 보병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FIM-92 스팅어다.

스팅어를 공급받은 무자헤딘 게릴라들은 이 최신 무기를 사용해 즉시 반격에 나섰다. Mi-24는 물론 카불 공항에 이착륙하는 수송기, 저항 세력을 공격하는 전투기까지도 격추시키며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아프간 전쟁에서 공격헬기 Mi-24의 천적은 스팅어라고 불릴 정도였다.

당시 공군력이 전혀 없던 무자헤딘은 스팅어를 사용해 구소련군을 상대로 명중률 79%, 격추율 33%라는 놀라운 전과를 거뒀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도 최고 속도 마하 2.2의 스팅어로 아음속 순항미사일을 비롯해 종말 속도가 마하 5.3인 러시아군 OTR-21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격추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다시 한번 그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스팅어는 FIM-43A 레드아이의 개량형으로, 레드아이는 적외선 유도 방식을 채택한 획기적인 대공무기다. 다만 사각이 좁고 항공기의 경우 기체 후방에서만 발사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를 개선한 것이 FIM-92 스팅어다.

유효사거리 4㎞·고도 3500m까지 상승




광학조준방식인 스팅어는 미사일의 적외선 추적 장치에 목표에서 발생하는 적외선을 인식해 발사하는 적외선 유도방식으로 작동하는 피아 식별(IFF) 기능도 갖추고 있다. 현재는 보편화된 군사기술이지만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인 대적외선 방해장치(IRCM) 기능으로, 유일하게 전 방향 발사를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전과를 올리면서 성능이 검증되자 미국은 즉시 스팅어를 제식 장비로 채택해 미군이 사용하도록 채택했다. 실전 배치된 지 4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스팅어는 미국을 비롯한 20개국 이상에서 여전히 주요 방공무기로 운용 중이다. 다만 아이러니하게 미국이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무자헤딘 저항 세력에 공급됐던 스팅어가 미군 병사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유효사거리는 최대 4㎞(개량형은 5.5㎞), 최고 고도는 3500m까지 상승하다. 보병 한 사람이 휴대할 수 있고 발사 후에는 미사일 스스로 목표를 추적(fire and forget)해 사수의 능력에 관계없이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는 게 장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했던 최초의 대공 로켓 루프트파우스트의 설계 개념에 가장 근접한 무기가 바로 스팅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FIM-92 스팅어 미사일. 사진=나무위키 캡처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적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보다 보병도 공격헬기 혹은 전투기를 공격할 능력을 갖춰 적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무력 침공 이후 미국과 서방세계가 긴급 지원한 수백 발의 스팅어는 우크라이나군 야전방공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러시아군 공격기와 헬기를 비롯해 무인 항공기부터 순항미사일까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거의 모든 비행체를 성공적으로 요격하고 있다. 스팅어와 동급 휴대용지대공미사일의 활약 덕분에 러시아군은 개전 40개월이 넘는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스팅어 휴대용 방공미사일을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나토가 요청한 7억8000만 달러(약 1조원) 상당의 스팅어 미사일과 관련 장비의 대외군사판매(FMS)를 국무부가 승인했다는 것이다. 나토는 스팅어 미사일 940기를 구매할 계획이며 이 무기는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물 내부에서 탄두터져 파괴력 극대화


보통 2인 1조로 운용한다. 지휘관이 육안관측이나 아군의 다른 레이더 및 탐색장치로부터 통보받은 지점을 주시하고 있다가 적기가 나타나면 사수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사수는 알려준 방향대로 목표를 찾은 다음 탐색기가 목표물을 포착하면 그대로 발사한다.

발사된 미사일은 일정속도로 회전하면서 날아간다. 엄청나게 작은 미사일 크기 때문에 방향조절용 구동기를 1개 밖에 넣을 수 없다. 보통의 미사일이라면 구동기를 2개 이상을 넣어 날개 2쌍을 움직여서 상하좌우로 움직이지만 스팅어는 1개만 넣는 대신 미사일을 일정속도로 회전시켜서 필요할 때 구동기를 움직인다. 이러한 방식은 FIM-43 레드아이를 비롯해 미스트랄, 이글라, 신궁 등 대부분의 미사일이 쓰는 방식이다.

미사일의 크기가 워낙 작아 보통의 미사일들이 근접신관을 사용한 반면 스팅어는 지연식 충격신관만 사용했다. 목표물에 부딪히고 약간 지연된 다음 폭발하는 방식이다. 이는 목표물 내부에 탄두가 들어갔을 때 터져서 파괴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사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성능도 개량하고 있다. 스팅어를 차량화한 ‘M-1097 어벤저’(Avenger), ‘M6 라인배커’(Linebacker) 같은 지상 대공방어 차량도 존재한다. 공격헬기나 무인항공기에서 운용하기 위한 공대공 전투 목적의 ‘AIM-92 ATAS’(Air To Air Stinger)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미 육군은 스팅어를 대체할 새로운 개념의 휴대용지대공미사일 개발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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