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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휴전 제안 걷어차고 가자 남부까지 전선 확대[Global What]

하마스 4개월반 휴전 제안 공개적으로 거부

하마스 내 이스라엘군 철수 의지 없다고 천명

가자지구 남부로 전선 확대…인명 피해 불가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 시간)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하마스의 휴전 역제안을 거부했다. 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제시한 휴전 방안을 이스라엘이 하루 만에 거부하면서 중동 내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은 피란민이 몰려 있는 가자지구 남부로까지 전선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7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 측의 휴전 방안에 대해 “완전한 승리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완전한 승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승리가 코앞”이라며 “그것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몇 년이 아니라 몇 달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요구한 인질과 수감자 간 교환 방식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은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 4자(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 회의를 통해 제안한 휴전안에 대한 하마스의 역제안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거절 의사를 나타낸 셈이다. 최대 동맹국인 미국의 설득도 소용없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무너뜨린 뒤 가자를 영원히 비무장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발 더 나아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뿐 아니라 수십만 명의 피란민들이 몰려 있는 남부로까지 전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스라엘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라파는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이런 군사행동은 이미 인도주의적 악몽에 놓인 가자지구 상황을 기하급수적으로 악화시키고 지역에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인 인질의 가족들도 정부가 하마스와 즉시 인질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총리 관저 근처에 천막을 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향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휴전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장기간의 휴전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하고 있고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의 완전한 종결도, 이스라엘군 철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일단 6주간의 교전 중지에 합의한 뒤 항구적 휴전을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휴전에 대한 네타냐후의 발언을 보면 그가 역내 갈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하마스 대표단이 이집트 및 카타르 관리들과 휴전을 논의하기 위해 곧 카이로를 방문할 것이다. 하마스는 어떤 조건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이스라엘이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지도 못하고,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로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협상을 타결 짓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일(현지시간)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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