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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T&G 사장선임 겨눈 행동주의펀드

FCP, 내부출신 후보 선임 반대

국민연금에 주주가치 제고 서한





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033780)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결권 활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금명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KT&G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르면 23일 차기 사장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가 KT&G 차기 수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국민연금 서한을 통해 드러내는 한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도 강하게 요청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3월 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FCP는 늦어도 21일까지 국민연금에 KT&G 사장 후보자 선임과 관련한 입장문 형태의 주주 공개 서한을 접수한다. FCP는 이번 서한에서 KT&G 사장 후보자 중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2명의 내부 출신 후보자에 대한 반대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G 사추위는 16일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등 2명의 내부 출신 후보와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등 2명의 외부 출신 후보 등 총 4명을 차기 사장 후보로 압축했다. 2015년부터 KT&G를 이끌어온 백복인 사장이 4연임을 포기하면서 회사는 9년 만에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사추위는 이르면 이번 주 최종 후보 1명을 발표한다. 최종 후보가 선정되면 다가오는 정기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 뒤 주주들의 선택을 거치게 된다.

차기 CEO 발표 앞두고 선임 반대 의견…국민연금에 동참 촉구


국민연금은 KT&G 지분 6.20%(2023년 말 기준)를 보유한 3대 주주다. FCP는 2대 주주인 중소기업은행(6.93%)도 국민연금의 의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국민연금이 다음 달 열릴 정기 주총에서 13% 이상의 의결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 사실상 최대주주를 향한 1차 설득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방 부사장 등 내부 인사를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방 부사장은 1998년 KT&G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CIC)본부장,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회사 내 주요 보직에서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 사추위는 내부 후보자인 방 부사장과 허 사장을 후보로 선정한 배경으로 미래 비전 이행과 회사의 핵심 사업에 대한 이해도 및 전문성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FCP는 방 부사장이 사내이사와 수석부사장으로 올라선 2021년부터 회사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FCP의 ‘주주 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회사 측은 올해부터 2조 8000억 원 규모의 신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추위가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갖췄는지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이 KT&G의 1차 사장 후보로 추천되고도 사추위가 ‘예선 탈락’시킨 게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4명의 차기 사장 후보가 차 전 부회장보다 경쟁력 측면에서 나은 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LG생건에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경영인을 바로 탈락시키니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민간기업 지배구조 개입 부담에 의결권 행사는 미지수


국민연금이 이번 FCP의 서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행동주의 펀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촉구하지만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사 표현이 민간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하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KT&G 사외이사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등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도 추후 국민연금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을 배정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방 부사장을 정식 수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3일 첫 고발인 조사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글로벌에코넷·공정산업경제포럼 등 시민단체들은 이달 6일 백 사장과 방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사외이사 6명 전원을 외유성 출장, 쪼개기 후원 의혹으로 고발한 바 있다. 사외이사들은 해외 출장 명목으로 2018년 튀르키예 등을 다녀왔다. KT&G는 또 2017년 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1명에게 정치자금 후원을 목적으로 회사 직원 213명을 동원해 총 2130만 원을 후원한 의혹도 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고발장에서 ‘(해외 출장 계획 등은)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의 결재를 받아 승인이 떨어지는 구조’라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 KT&G는 “회사의 위법 행위 없었다(쪼개기 정치자금 후원)” “규정에 따른 업무 수행을 지원했다(사외이사 외유성 출장)”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수사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FCP는 KT&G에 외부 이사 선임과 관련한 주주 제안도 최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FCP는 이번 주주 제안을 통해 이상현 대표를 직접 이사로 추천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FCP는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 차 전 부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으나 사측과의 표 대결에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은 모두 사측이 제시한 안건에 손을 들어줬다.

FCP는 이 대표가 202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행동주의 펀드다. 2021년부터 KT&G 주식을 사들여 현재 약 1%(회사 측은 0.5% 보유 주장)를 보유했다. 지난해 회사에 인삼공사 분리 상장,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주장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KT&G가 총 1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회사 내 재단에 넘기고 이를 전·현 경영진에 유리한 의결권으로 활용했다면서 소송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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