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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환자 살려야지 않나”…의료계·시민사회도 ‘필수의료 해법’ 논의 촉구

■의료대란 해법은 없나

정부, 법과 원칙대로 대응하되

체감할만한 필수의료대책 제시

전공의도 현장으로 되돌아가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빅5 병원 등 전국 전공의들이 진료를 중단한 20일 빅5의 한 대학병원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응급 당직 체계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표를 내고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전국 곳곳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의료계 파업에서 물러섰던 사례를 되풀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지속할 경우 면허 취소 등 법과 원칙대로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가 계속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의료대란이 장기화될 경우다. 결국 환자 등 국민들만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명분을 살리는 협상과 대타협으로 이번 사태가 파국으로 가는 길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정 소통을 통한 협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 행렬이 본격화한 지 만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진료 현장의 과부하는 심화되고 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가 파악한 의료 현장 상황에 따르면 심전도검사, 혈액배양검사, 욕창 드레싱, 비위관 삽입 등을 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응급구조사 등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레싱 업무는 각 병동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거나 남성 환자의 도뇨관 삽입은 남성 간호사가 해결하라는 식의 지침이 내려온 병원도 있었다. 아무런 교육·훈련도 없이 일반 간호사를 갑자기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로 배치해 전공의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병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현장에 남은 의사들을 비롯해 병원에 근무하는 전 직종이 번아웃에 내몰리면서 궁극적으로 환자와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빅5 병원 소속 교수는 “근무시간이 늘어난 데다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높다”며 “환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면허 박탈’ 등 강경 기조로 일관하기보다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해 진료를 정상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한 번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고집하기보다 의료계와 합의해 적정 증원 규모를 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산부인과·소아과·응급의학과·흉부외과 등 필수 진료과 의사들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닌 분배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의료계의 요구대로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를 정상화하고 의료 소송 부담을 낮추는 등 특정 진료과를 기피하는 현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불가피한 의료사고로부터 보호받고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 정책이 마련되는 등 대대적인 지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소아과 붕괴를 막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달 1일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경우 현장에서 체감할 만큼 구체적이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희준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향후 전문의가 될 수 있는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 증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려는 전문의 중심의 진료 시스템이 구축되기 어렵다”며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부터 전문의들의 근무 여건에 이르기까지 뇌졸중 분야 지원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의사들의 집단 진료 중단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안심하고 치료받아야 할 환자와 가족들을 극심한 피해와 고통으로 몰아넣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는 하루빨리 중단돼야 한다”며 정부에 “의사들을 자극하는 강경 대응으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지역의료 살리기 협의체를 조속히 마련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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