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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사 늘어 의사 부족?” 박민수 차관 또 발언 논란…법정싸움 번질듯

서울의대함춘여자의사회 ‘성차별 발언’ 혐의 고발 방침 밝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브리핑 중이다. 사진 제공=보건복지부




의과대학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여러 차례 논란이 됐던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이번엔 성차별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의대 함춘여자의사회는 성차별적인 시각을 조장한다며 박 차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형국이다.

서울의대함춘여자의사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박민수 차관의 여성 비하 발언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울의대함춘여의사회는 서울의대 출신 여의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2000명 의대 증원은 실습 위주의 교육도 이행하기 어렵고 시설, 장비, 교수 부족으로 의대 교육 부실화를 유발하게 될 것이 뻔하다"며 "의대 블랙홀로 이공계가 크게 흔들려 과학계의 미래가 없을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총선에 유리하게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의료 현장을 무시하고 여의사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성차별적 시각까지 동원해서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의사는 물론 전체 의사에 대해 국민을 오해로 이끌고 가는 처사를 즉시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박 차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정책 근거자료를 설명하며 “여성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이런 것까지 가정에 모두 집어넣어서 매우 세밀하게 추산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성의사가 늘어 전체 의사가 부족하고,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냐"며 공분이 일었다. 특히 자신을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라고 밝힌 한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의사인 게 그렇게 죄입니까'라는 글을 올리며 파장이 더욱 커졌다. 글쓴이는 “세금 떼고 하루 1만8000원 받는 당직도 안 빼먹고 다 서고 있는데 무슨 여의사가 일을 안 한다는 얘기를 하느냐”며 “가정 있고 애 있는 분들이 근무 시간 줄이고 휴직하고 이런 것은 의사뿐 아니라 타 직종도 마찬가지 아닌가. 무슨 여의사 때문에 의사가 부족한 것처럼 호도하느냐”고 박 차관의 발언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의사의 근로 시간은 남의사에 비해 절대 짧지 않다. 전공의들 출산휴가 3개월 빼고 다 출근하고 심지어 밤샘 당직도 선다”며 “출산 후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모든 경력단절 여성들의 고민거리라 생각된다. 가뜩이나 출산율 낮은 나라에서 도대체 왜 저런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여의사들로 구성된 다른 단체들도 해당 발언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여자의사회는 전일(20) 오후 성명을 내고 “박 차관의 발언은 여성 의사의 전문성과 노력을 폄훼하고, 성별에 따른 차별적인 시각을 조장한다고 강력히 비판한다”며 “여성 의사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과 도전을 외면하는 것일뿐 아니라 성별 간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노력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외과여자의사회는 “외과는 50% 이상의 여성 전공의가 밤을 지새우며 한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여성의사의 존재가 외과의사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근거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여성이 근무를 더 적게 한다거나 비효율적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통해 열악한 필수의료 현장 속에서도 피땀 흘려 노력하는 많은 여성 의료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가했다"고 힐난했다.

박 차관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증원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연일 의료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고 발언하는 과정에서 ‘의사’를 ‘의새’라는 비하 표현으로 발음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날 박 차관이 피곤해 ‘말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박 차관의 사퇴를 주장했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서울경찰청에 그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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