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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수술 건수 반토막…"턱밑까지 찼다" 번아웃 호소

■이번주 의료대란 분수령

현장 인력들 극심한 피로 시달려

공공병원도 "이대론 지속 불가능"

의료계 달래며 설득 나선 정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속도

한시적으로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2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의 집단 이탈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2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의 집단 이탈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2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29일까지 복귀하라”는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이어지며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평상시 대비 50%가량 감소, 반토막 난 것으로 27일 공식 확인됐다. 그동안 일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수술 지연이나 축소 사실이 전해졌지만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수술 건수 하락을 공식 집계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줄어든 수술 환자가 중등증(경증과 중증의 중간) 환자나 경증 환자라며 아직 상급병원에서 중증 환자를 진료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공의들의 공백을 9일째 메우고 있는 현장 인력들은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번아웃(탈진)’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벼랑 끝을 향해 치닫는 가운데 정부는 이번 주 50개 수련병원을 점검해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을 확인하고 다음 달부터 미복귀자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조속히 입법화하겠다는 당근도 내놓았다.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6일 19시 기준 99개 수련병원에서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가 29일까지 복귀할 경우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일 기준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음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진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국의 비상 진료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중증 환자 진료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집단행동 이후 15개 상급종합병원의 신규 환자 입원과 수술은 각각 24%, 50% 감소했고 이들은 모두 중등증 또는 경증 환자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공의가 맡던 상급병원의 중증 수술·의료 업무를 기존 인력이 떠안으며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상급병원의 외래 업무를 일부 맡고 있는 공공병원에서도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날 정부는 의료계가 오랜 기간 요구해왔던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을 공개했다. 법안의 핵심은 필수의료 업무 의료인이 보험과 공제에 가입한 경우 기존 형법의 징벌 조항을 뛰어넘는 ‘슈퍼 면책권’을 신설·적용하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필수의료 인력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한 경우 의료 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해도 환자가 원치 않으면 공소 제기를 할 수 없다. 또 의료진이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한 경우 응급 환자에 대한 의료 행위, 중증 질환, 분만 등 필수의료 행위와 관련해 환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더라도 공소 제기를 할 할 수 없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특례는 의료인이 ‘한국 의료분쟁 조정중재원’의 조정과 중재 절차에 참여하는 경우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은 해외에 존재하지 않는 입법 사례”라며 “정책적으로 보호막을 설정해주지 않으면 이제 필수의료 분야에 의료진이 더 이상 남지 않는다”고 입법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에 대한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조속히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과 논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전공의 여러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 그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달라”고 다시 한 번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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