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국방연구 개발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 직원들이 2년 연속 직원 승급심사 과정에서 위조된 토익성적표를 제출한 것이 들통나 해당 직원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ADD 직원들의 윤리관이 무너져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대한민국 국방과학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가 그 위상과 달리 직원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 감사실은 인재관리실의 ‘영어사용능력 증빙자료 관련 조사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에 ‘2024년 승급심사 시 위조 증빙자료(토익성적) 제출 건에 대한 조사 계획안’을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영어사용능력 증빙자료(토익성적)를 제출받았다.
감사실은 제출된 영어 성적표에 대해 전수조사(특정감사)에 착수했고, 직원 A씨가 승진 가산점을 받기 위해 위조된 토익 성적표를 제출한 것을 적발했다. 감사실은 적발된 A씨가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대전유성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특히 ADD는 지난해와 달리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해당 직원에 대해 승급심사 업무를 방해하고 성실의무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의결했다. 지난해 경우 ADD는 토익성적 위조 직원이 대전지법에서 약식명령의 벌금형을 선고 받기 직전까지 4개월 여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군 소식통은 “국방과학연구소 감사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급심사 시 위조된 증빙자료(토익성적) 제출 여부가 있는지 체크해봤다”며 “안타깝게도 지난해에 이어 위조 증빙자료를 제출한 직원이 발견됐고 해당 직원이 승급심사 업무 방해와 성실의무 위반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 고발과 함께 법원의 판결에 앞서 발빠르게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국방부 지휘부, ADD의 고강도 감찰 고민
이에 대해 국방과학연소 관계자는 “A씨의 토익 성적 등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함해 감사실이 조사에 착수했고 덜미가 잡혔다”며 “토익성적 위조는 공공기관 직원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또다시 적발돼 내부 조직에 경종을 올리는 차원에서 파면 이상의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방과학연구소 내 토익성적표 조작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적발된 사례가 있어 국방과학연구소의 행정관리 시스템에 총체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감사원의 ‘공공 안전·신뢰 저해행위 등 비리점검’에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직에 응모했던 B씨는 기간이 유효한 어학성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소지원서에 토익 700점을 취득했다고 허위 기재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후 보관중인 토익성적표의 시험일자를 위조해 제출하고 최종 합격했다 적발됐다. 당시 감사원은 B씨가 사문서 변조와 업무방해 등의 범죄혐의가 있다고 고발조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ADD가 대한민국 국방과학의 산실로 우리 군의 전력화를 책임지는 중요한 책무를 지녔는데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국방부 지휘부 역시 고강도 감찰로 ADD의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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