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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료 강화·대학 재정난 완화 '셈법' 맞아…의대증원 5배 요구도

충북대 49명→250명 확대 요구

울산·건국·강원대도 3~4배 희망

증원신청 72%가 비수도권 쏠려

"지역의료 강화 강력한 희망 표시"

학교 배정작업 이르면 이달 완료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을 운영 중인 40개 대학이 정부와 교육계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의 증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부 지역 의대들이 현 정원 대비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증원을 요구하면서 전체 신청 규모가 현재 의대 정원(3058명)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00명 증원과 비교해도 5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해법으로 지방 의대 정원 집중 확대 의사를 밝힌 정부와 1998년 이후 26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가 이뤄지는 만큼 대학 위상 강화 등을 노린 지방 의대의 셈법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5일 각 대학 등에 따르면 충북대는 기존 49명에서 201명 늘어난 250명으로 정원을 조정해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했다. 기존 정원에서 무려 5배 이상을 늘려달라고 한 셈이다.

울산대의 경우 기존 정원 40명의 4배에 가까운 150명으로 정원 확대 의향을 제출했다. 건국대(충주, 정원 40명)는 120명으로, 강원대(정원 49명)는 140명으로 정원을 현재 대비 3배 안팎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대구가톨릭대(정원 40명)는 80명으로, 동아대(정원 49명)는 100명으로, 부산대(정원 125명)는 250명으로 각각 기존 정원의 2배 수준으로 늘려 증원하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반면 서울 소재 8개 대학은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이 총 930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지방 의대와 달리 신청 인원을 밝힌 곳도 많지 않았다.

실제로 지방 의대의 경우 전체적으로 지역의료 인력 수요뿐 아니라 지방대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의대 입학 정원이 대학의 위상에 영향을 주고 높은 등록금 등을 고려할 때 대학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역 의대들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생존해야 하니 학생들의 반대와 관계없이 대규모 증원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서울은 이미 의사가 포화 상태이고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아 적극적으로 증원을 신청하거나 그 규모를 밝히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육부가 각 대학에 증원 신청 접수 공문을 보내자 의료계는 잇따라 성명을 내 대학에 신청 자제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을 고려하면 교육부가 신청 기한을 연장하거나 추가 신청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러 차례 기한 연장이나 추가 신청은 없다고 못 박았고 마감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40개 대학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재발송했다. 신청하지 않은 대학에 임의로 증원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증원 규모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의료계의 반발에도 지방대를 중심으로 증원 확대 움직임이 있자 다른 대학들도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도권 대학이 지방 소재 대학과 비교해 증원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의대를 운영하고 있는 40개 대학 모두가 증원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의대 정원을 확대하려는 정부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차관은 “대학의 신청 결과는 평가 인증 기준 준수 등 의료의 질 확보를 전제로 2025년에 당장 늘릴 수 있는 규모가 2000명을 월등히 상회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비수도권 대학의 증원 신청 비율이 72%로,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강화에 대한 지역의 강력한 희망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 중심 집중 배정,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학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고려한다는 기본 배정 원칙도 재확인했다.

총선 전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분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정 작업은 이달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증원 수요와 함께 어떤 식으로 의대를 운영할지에 대한 계획도 받았다”며 “서류 검토를 하고 선정 기준을 복지부와 협의한 후 배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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